'교육세 폐지'는커녕 개정 논의도 물건너가…"더 물어야 할지도…"
"교육세 폐지요? 요샌 개정하자는 말도 못 꺼냅니다."
반값 등록금 불똥이 주식시장까지 번지고 있다. 대학 등록금 지원을 위한 재원 마련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주식거래 관련 교육세 재개정 논의가 벽에 부딪혔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증시에서 부담한 교육세는 수백억원에 달한다. 2008년 말 교육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다.
개정안에 따라 증권·선물사는 지난 2009년 3분기부터 '주식 매각 수익'의 0.5%를 교육세로 내고 있다. 보험 등 교육세를 내고 있던 다른 금융회사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증권사와 선물사가 부과 대상에 추가됐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연간 내는 교육세만 100억원에 가깝다. 한해 순이익의 3~5% 수준이다. 한 중소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분기 적자를 내고도 10억원대의 교육세를 납부했다.
교육세가 전체 이익이 아닌, 개별상품거래의 수익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이를테면 증권사가 A사 주식을 매매해 1억원 손실이 났더라도 B사 주식 매매로 3000만원 수익을 보면 합계로는 7000만원 손실이어도 3000만원 수익에 대해 0.5%를 교육세로 내게 된다.
가격 지배력이 큰 은행과 달리 수수료 경쟁이 치열한 주식시장에선 고객에게 세금을 전가할 수 없기 때문에 교육세 부담을 고스란히 증권사가 떠안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부담은 결국 고객에게 돌아가고 있다. 교육세 부담이 느는 만큼 증권사가 주식거래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선 오는 8월 내년도 세제개편안 확정을 앞두고 관련법 재개정을 요청해오고 있다.
특히 고객 주식을 중개거래해주는 게 아니라 증권사가 자기 돈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자기매매의 경우 증권거래세와 법인세까지 더하면 '3중 과세'라는 지적이다.
또 파생상품거래에 대해서는 수익과 손실을 합산한 순이익에 대해 과세하도록 숨통을 틔워주고 있지만 현물거래에 대해서는 여전히 손실분을 감안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라는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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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자기매매에 대해서만이라도 현물거래시 파생상품거래와 같은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 말엔 관련 개정안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강길부 의원이 지난해 10월 현물거래에서도 손실과 수익을 합산해 교육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물거래도 상황에 따라 언제든 손해와 수익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구조인데 파생상품거래만 순이익 과세를 한다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나지 않냐"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 요즘처럼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할 땐 수수료 0.01% 인하가 아쉽다"며 "현물거래에서도 손해와 수익을 감안해 교육세를 부과하게 해준다면 세금을 덜 내는 만큼 고객에도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대학 등록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런 논의 자체가 쑥 들어가 버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자칫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것.
2008년 교육세 입법 당시에도 증권업계가 반발하자 교육단체가 맞불을 놓으면서 여론전에서 밀렸다. 이번에도 속은 부글부글 끓는데 눈치만 살피는 모양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강 의원을 통해 개정안을 추진했을 당시엔 연평도 사태가 터지면서 국방비 등 세수 문제에 밀려 접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땐 국방, 이번엔 교육에 발목 잡혔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에서도 관련 논의를 고려치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조세특례제도과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금융업계 전반의 형평성 차원에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이라며 "개정 논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선 대학 등록금 문제를 계기로 오히려 주식거래 교육세율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관련법은 주식거래 교육세율의 30%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세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국회 법안 통과 절차 없이 탄력적인 증세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증세는 고려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