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그리스 손아귀에 잡힌 증시

[내일의전략]그리스 손아귀에 잡힌 증시

신희은 기자
2011.06.20 16:47

코스피 지수가 그리스 손아귀에 잡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장초반 상승하는가 싶던 지수는 그리스 재무장관회의가 추가지원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비보에 다시 한 번 주저앉았다.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28포인트(0.60%) 밀린 2019.65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사흘째 '팔자' 공세를 펴고 있는 외국인 탓에 결국 2020선을 내줬다.

기관이 철강 및 금속, 건설, 전기전자, 운수창고, 유통업종 등을 두루 사들이며 164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낙폭을 축소할 만한 힘은 보여주지 못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룩셈부르크에서 19~20일(현지시간) 7시간여의 마라톤 회의를 갖고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먼저 통과시키기 전에 추가지원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지원여부는 내달 중순에 다시 결정키로 했다.

벨기에측에서 일부 대출승인 방안을 주장하기도 했으나 회원국 간 이견으로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그리스 추가지원 합의가 서로의 간극을 확인한 채 실패로 끝나면서 오는 23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게 됐다.

유로존 정상회의에 앞서 21일 그리스 의회에서는 새 내각에 대한 신임투표가 진행된다. 이날 재무장관회의가 긴축이행 없이는 추가지원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그리스 신내각 신임투표는 '살얼음판'을 걸을 전망이다.

신임투표가 가결될 경우 직후 열릴 EU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추가지원안이 긍정적으로 협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만약 부결된다면 이달말 그리스 의회의 추가 재정긴축안이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되고 '디폴트'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내일 신내각 신임투표 결과에 따라 증시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낙관론은 그리스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위기가 확산되는 데 따른 파괴력이 워낙 크다는 데 근거하고 있다. 유로존 국가들이 이처럼 과도한 리스크를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추측'과 '믿음' 수준에 불과한 전망이지만 시장은 EU회의기간인 이번주 중에 원칙적인 수준에서라도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항목에 모두 합의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멘트'는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셈이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문제가 부각된다면 주변 유사 재정불량국까지 신용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고 유로존 민간금융기관들이 보유한 관련국채도 담보물로서 가치가 훼손될 것"이라며 "지난 금융위기 원인 중 하나가 미국 주택담보물 가치하락이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그리스 문제는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7일 독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사르코지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그리스 2차지원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늦어도 내달 중순 이전에는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가장 긴급한 것은 그리스의 신내각 신임이 이뤄져 이달말 그리스 추가 재정개혁안이 통과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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