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연의 머니로드]연금복권520, '안정된 생활보장' 기치로 내달 출발

'인생역전, 대박의 꿈보다는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연금복권520 광고 카피)
대박신화 '로또'에 이어 이번엔 연금복권 열풍이 불 조짐이다. 기획재정부는 전날 국내 첫 연금식 복권인 '연금복권520'을 다음달 1일부터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1등 당첨금은 총 12억원으로 일시불로 받을 수 없는 대신 매달 500만원씩 20년간(240개월) 지급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연봉 6000만원(세금 제외시 4680만원)의 불로소득이 생기는 셈이다. 다만 당첨금 수령권은 제3자에게 양도 또는 담보 제공이 불가능하고 자녀 상속만 가능하다.
인생역전, 일확천금이 아닌 인생안정, 노후보장이 가능한 복권이란 광고에 국민들의 관심도 로또 못지않게 뜨겁다.
코리아리서치에 따르면 평소 복권을 잘 구입하지 않는 60대 이상 노인들도 40.7%가 구매의사를 나타낼 정도란다. 늙어서도 돈의 굴레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고령화 시대의 슬픈 단상이다.
정부가 연금복권을 들고 나온 것은 일반 복권이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은 물론 1등 당첨자의 인생역전(人生逆轉)이 한순간 역전인생(驛前人生)으로 바뀌는 등 폐해가 크다는 지적 때문이다. 실제로 갑자기 몰아닥친 횡재를 감당하지 못하고 흥청망청하거나 인간관계가 깨지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로또 1등 당첨자의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로또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오히려 복권에 당첨돼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가 뉴스가 될 정도다. 미국에서 1000만 달러 이상 당첨된 사람들의 10년 후를 조사해보니 정상적인 생활을 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혼, 마약복용, 파산 정신병자, 심지어 자살 등 비참한 여생을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연금식으로 복권 당첨금을 지급하면 '인생 역전'이 '역전인생'으로 돌변하는 일은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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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미국 교포 자넷리(한국명 이옥자)씨는 일리노이주 사상 최대 당첨금인 1800만 달러에 당첨돼 화제가 됐다. 하지만 그는 불과 8년여만에 모든 돈을 탕진하고 파산했다. 당시 그는 당첨금을 20년간 분할 지급받는 연금식을 택했지만 이를 담보로 고금리 대출을 받는 등 과시적인 소비와 도박으로 인해 정부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빈털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한다.
복권 당첨자의 행복과 불행은 당첨금의 지급방식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연금복권520은 담보 제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소비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1등 당첨자에겐 담보 없이도 돈을 빌려줄 곳은 널려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올바른 사고방식과 소비습관이다. 성공학의 거장인 나폴레온 힐(Napoleon Hill)은 "부자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복권 당첨이란 운명을 타고났어도 올바른 사고방식과 소비습관이 없다면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연금복권520'으로 부자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부자들의 사고방식과 소비습관들을 엿볼 수 있는 책부터 먼저 읽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