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에서 낙폭과대주 '조선주' 사들이는 외국인
8일 코스피 지수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전 거래일 대비 74.30포인트(3.82%) 급락한 1869.45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동안 급락세를 이어갔지만 이날 지수하락의 주범은 외국인이 아닌 개인이었다는 점이 달랐다.
외국인은 지난 나흘 간 2조원에 육박하는 순매도(1조1984억원)를 기록했고, 이날도 한때 2000억원 넘게 매도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오후 들어 매도 강도가 크게 약해졌다. 결국 771억원 순매도에 그쳤다. 개인은 정확히 반대로 움직였다.
◇그럼에도 외국인이 산 종목, 왜?

미국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와 유럽 재정위기가 빠른 시간 안에 해결될 수 없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물론 이 와중에도 외국인이 사들이는 종목은 있기 마련. 외국인이 '군침' 흘리는 종목을 눈여겨보는 것도 불확실한 장에 대응하는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 종목 1위는삼성중공업(28,600원 ▲300 +1.06%)이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STX조선해양(12위),현대미포조선(223,000원 ▲3,500 +1.59%)(14위),대우조선해양(126,400원 ▼1,300 -1.02%)(17위) 등도 눈에 들어온다. 모두 '조선주'라는 공통점이 있다.
코스피 지수가 급락한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조선주가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은 16.77%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등락률(-13.94%)과 비교하면 낙폭이 컸다. 외국인이 이 와중에 가격이 싼 종목 중심으로 '바겐세일'에 주목했단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삼성전기(509,000원 ▼5,000 -0.97%),LG(89,900원 ▼1,900 -2.07%), 우리금융, 한화케미칼, KB금융, 삼성증권, 현대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롯데쇼핑 등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이다. 이들 종목 순매수 이유에 대해 주가연계증권(ELS) 헤지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ELS 상품은 크게 두 가지. 국내 증권사에서 직접 설계하고 스스로 위험관리(헤지)를 하는 상품이 있는 반면, 위험관리를 외국계 증권사에 넘기는 경우도 많다. 후자가 전체 발행 금액의 60~70%로 작지 않다.
독자들의 PICK!
한 증권사 ELS 관계자는 "ELS의 기초자산인 특정 종목 주가가 급등락을 할 경우 외국계 증권사가 헤지 차원에서 그 종목을 매수, 매도를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 "이날 외국인 순매수 종목 가운데 일부가 이런 물량이란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패닉 증시, 5일간 외국인 산 업종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급락한 지난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증권업, 은행, 운수창고, 기계, 의약품, 섬유의복 등을 순매수 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내수주인 음식료 는순매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고, 유통업, 건설업도 상대적으로 덜 매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업종별 등락률을 따지면 음식료(-7.53%), 섬유의복(-8.26%), 종이목재(-9.83%), 유통업(-8.48%), 보헙업(-9.18%) 등이 선방했다. 외국인 순매도 업종이 다수라는 점에 눈에 들어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매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다만 대외 변수에 따라 지수가 급락하는 현 시점에선 곧바로 추종 매수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