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떠난 증시에 기관 매수세 주목, "확실한 주도 세력은 아직 아냐"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5.98포인트(3.86%) 급등한 1776.68로 거래를 마쳤다. 나흘만의 강한 반등이다. 이날 지수 상승의 주역은 기관이었다.
악화된 대외 여건으로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기관은 연이틀 6000억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이 외국인을 대신해 국내 수급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틀 만에 6천억 순매수, 기관의 힘
이날 투신권이 2751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는 등 기관이 총 426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은 전날에도 1907억원 매수 우위로 외국인과 개인의 동반 순매도에 맞서 지수를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이날은 특히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주)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그간 낙폭이 과했다는 인식으로 저가 매수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의 업종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화학업종을 1008억원, 전기전자는 1405억원, 운송장비는 1057억원 각각 순매수 했다. 해당 업종은 이날 7.59%, 4.72%, 8.06% 급등해 기관 덕을 톡톡히 봤다.
이날 기관 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삼성전자(207,000원 ▼3,500 -1.66%)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기아차(160,800원 ▲1,600 +1.01%),현대차(509,000원 ▲1,000 +0.2%),포스코(359,000원 ▼3,500 -0.97%),OCI(199,700원 ▲2,500 +1.27%),하이닉스(1,020,000원 ▼13,000 -1.26%),한화케미칼(39,200원 ▼1,100 -2.73%),SK텔레콤(92,100원 ▲3,100 +3.48%),호남석유(92,600원 ▲1,000 +1.09%)등이 기관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그간 낙폭이 컸던 '차화정'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진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기관의 매매 동향은 이날 하루 동향과 꼭 일치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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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은 이 기간 2조원가까운 순매수(1조9535억원)를 보였는데,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업종은 4581억원, 3741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화학업종만 5609억원 순매수 했다. 주로 음식료품, 통신업 등 내수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따라하기? "아직은 글쎄"
이날 하루 기관의 선호 업종을 참고해 섣불리 기관 따라하기에 나섰다간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 급락에 대한 반발 매수일 뿐, 아직 기관이 국내 증시의 수급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오늘 하루만 놓고 보면 기관이 펀드에서 유입된 현금을 가지고 저가 매수를 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대외 여건이 잠시 진정됐고, 금요일 급매물 탓에 주가가 펀더멘털 이상으로 과하게 빠졌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관 매수의 연속성에는 물음표를 달았다. 김 팀장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기관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주도권이 외국인과 자문사에 있다다"면서 "향후 2~3개월 동안 확실한 주도주와 수급의 주체를 찾은 탐색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기관이나 외국인 매매 동향을 따라하는 투자 패턴보단 당분간 배당주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꼼꼼하게 따지면서 투자전략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