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1150원 돌파, 11.4원 오른 1148.4원 마감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급등하며 1150원선을 눈앞에 뒀다. 종가(1148.4원) 기준으로 지난해 12월27일(1149.0원)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더해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 강등 악재가 포개지면서 장중엔 1150원선을 상향 돌파했다.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으로 가까스로 1140원선을 방어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4원 오른 1148.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을 포함해 이틀 동안 무려 35.9원 급등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환율을 또 다시 끌어올렸다. 개장 전 전해진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직접 배경이 됐다.
S&P는 이날 개장 전 이탈리아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단기국채신용등급을 'A-1+'에서 'A-1'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등급전망도 '부정적(Negative)'으로 부여해 추가 강등을 시사했다.
전날 그리스 디폴트 우려로 24.5원 급등했던 환율은 전날보다 7.0원 오른 1144.0원에 개장한 후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최근 원화 움직임을 볼 때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 조정의 계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 시사 발언이 나왔지만 환율은 이내 115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오후 1시30분쯤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1150원선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환율은 이내 오름폭을 확대하며 1156.5원까지 상승했다 장 막판 1140원대 후반으로 되밀린 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또 다시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위기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심화로 외국인이 채권시장에서도 이탈 조짐을 보이면서 주가와 채권, 원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트리플 약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대외 환경이 불확실성에 빠지면서 외환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달러 숏포지션(달러 매도) 청산이 적극 진행되고 있다"며 "원화를 포함해 이머징 통화가 영향권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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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김동영 과장은 "유로존 등의 해법이 도출되지 않으면 당분간 환율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 참가자들이 환율 상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환율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1150원대가 지지선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확실성에 지배되고 있어 당국도 적극적으로 외환 보유액을 풀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시장 동향을 살피면서 효율적인 개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환시와 달리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7.03포인트(0.94%) 오른 1837.97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1738억원을 순매도했으나 기관이 2045억원 순매수로 지수 방어에 나선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