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종합]건설주 9% 폭락, 루머에 약해진 투심 '투매'로... 기관매도로 자동차 급락
"기대감은 어김없이 꺾이고, 불안감은 증폭되고, 약해진 투심은 루머에 휩쓸리고···."
5일 국내 증시를 스케치하면 대략 이렇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39.67포인트(2.33%) 뒤로 밀린 1666.52로 거래를 마쳤다. 연 이틀 100포인트 넘게 빠지면서 전 저점에 바짝 다가섰다.
전날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다 이날은 개장 직전 터진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까지, 연타로 유럽발 악재에 얻어맞은 국내 증시는 휘청 거렸다.
나약해진 투심은 건설주와 자동차주를 중심으로 퍼진 작은 루머에 어느 때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관련 업종 주가가 폭락세 보이자 루머는 기다렸다는 듯 확대 재생산됐고, 장중 내내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건설주, 루머에 '와르르'···9%대 폭락
코스피 지수는 이날 이탈리아 신용강등 악재에도 상승 출발해 의외로 선전하는 듯 했다. 하지만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장 초반부터 다른 업종 대비 건설주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약세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건설주는 이날 9.01% 폭락했다. 장 초반부터 퍼진 루머가 건설주의 발목을 잡았다. 루머를 요약하자면 △해외건설 입금 지연 △해외건설 일부 플랜트 공사 발주 취소 △3분기 실적 악화 가능성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가능성 등이다.
이로 인해GS건설(39,550원 ▼1,450 -3.54%),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해외 수주가 많은 대형건설사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GS건설(39,550원 ▼1,450 -3.54%)은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틀 동안 무려 24%나 빠졌다.
대림산업(63,500원 ▼500 -0.78%)은 하한가 근처에서 맴돌다 14%대 급락 마감했다. 전일 하한가를 찍었던 터라 이틀 동안 주가가 27% 추락했다.삼성엔지니어링(50,400원 ▼2,000 -3.82%)이 10%대 되밀렸고삼성물산과현대건설(179,500원 ▲400 +0.22%)이 나란히 9%대 급락했다.대우건설(28,600원 ▲100 +0.35%)은 7%대 뒷걸음질 쳤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루머에 거론된 건설사와 건설 담당 증권사 연구원들은 다급히 진화에 나섰다. GS건설은 소문이 사실 무근이며, 중동지역 공사는 예정대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A증권사 건설 담당 연구원도 "중동 발주처는 대부분 자본력이 탄탄한 국영석유공사(NOC)"라며 루머가 뜬소문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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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해프닝은 기관의 로스컷(손절매) 물량이 밀려나오면서 이에 대한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루머가 터져 나온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루머가 급락 원인이 된 게 아니라 오히려 급락이 루머를 만들어냈다는 얘기다.
◇기관 매도폭탄에 흔들린 자동차
오전 장에서 비교적 선방하던 자동차 업종도 루머에 시달렸다. 이날 오전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수익률이 크게 나빠진 일부 펀드가 자동청산 중"이라며 "펀드 손실한도가 넘어서자 편입비가 가장 높은 자동차를 대거 팔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실제 이날 기관은 자동차가 포함된 운송장비 업종만 140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관의 전체 순매도(747억원)를 넘어서는 규모라서 루머는 그럴 듯하게 들렸던 셈이다.
이날 운송장비 업종 수익률은 -4.99%를 기록했다.현대차(534,000원 ▲26,000 +5.12%),기아차(157,900원 ▲6,400 +4.22%),현대모비스(427,000원 ▲11,500 +2.77%)가 3~6%대 급락했고,만도(42,350원 ▲50 +0.12%)와현대위아(85,300원 ▲4,900 +6.09%)도 10~14%로 크게 밀렸다.
자동차 업종에 대한 전망도 썩 좋지 않다. 한 펀드매니저는 "자동차가 지금까지 선방했고 잘 버텼지만 펀드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자동차를 팔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9월까지는 자동차 판매가 양호하게 나왔지만 10월부터는 흔들릴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선진국 경기가 저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중국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화되고 있어 손절매로 미리 자동차 업종을 정리하는 펀드 매니저가 있다는 귀띔도 곁들였다.
김용수 SK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이 지금까지 선방했지만 일부 기관이 자동차를 팔고 전기전자(IT)로 갈아탄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 수요 자체가 9월 발표는 양호하지만 10월부터는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유럽 악재로 시장이 변동성에 노출 된 상황에서 국내적으로 실적시즌이 다가오자 건설주, 자동차, 전기전자 등 종목별 등락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이미 충분히 바닥을 확인한 IT업종이 이날 선방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