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취업...현장에선]
명문대 졸업생들도 재수까지 감수할 정도로 선망의 직장인 여의도 금융투자공공기관 및 관련 단체들이 오랫동안 닫혔던 고졸 채용의 빗장을 열었다.
"실업계 고등학생들에게는 일생에 다시 만날 수 없는 기회로 올해는 취업의 '로또' 해'라는 말이 일선 교사들 입에서 나올 정도다.
◇진학요?...요즘 대세는 취업이죠
"과거와는 달리 1~2학년 학생중 절반 이상이 진학 보다는 취업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신태귀 천안여상 취업지도교사는 13일 "고졸 채용의 문이 넓어지면서 학교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안여상에 따르면 현재 3학년 학생들의 경우 취업을 희망하는 비율이 50%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1~2학년의 경우 50% 이상이 진학 보다는 취업을 원하고 있다는 것.
이같은 취업반과 진학반의 역전현상은 정부의 고졸채용 독려 정책에 힘입어 실업계 고등학생들이 선호하는 금융투자 공공기관 및 협단체들이 고졸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
한 실업계 고교 교사는 "증권"사나 은행 등이 정부 정책에 부응, 고졸 채용에 나서면서 실업계 고교에서는 올해는 취업의 '로또'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은 정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불안감에 올해 반드시 기회를 잡아야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도 취업반에 몰려들고 있다. 천안여상의 경우 지난해 금융관련 기관에 취업한 졸업생수가 5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이미 23명이 취업을 확정했다. 고졸 채용 확대의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채용 이후 처우 개선이 뒤따라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업 후 차별로 인해 학생들이 업무스트레스에 노출되거나 뒤늦게 대학에 진학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한 서울소재 여자실업계 고교 교사는 "최근의 고졸 채용 확대는 분명 바람직한 일"이라며 "대졸자들과의 차별과 무시 등으로 인해 대학진학을 고심하는 제자들을 볼때면 지도교사로서 자괴감을 느끼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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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열린 여의도 취업문...임금 승진 등 차별 해소해야
여의도에 몰려있는 금융투자업체 및 관련기관들도 고졸 취업문을 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14일 고졸 정규직 특별채용을 통해 선발한 3명의 합격자를 발표한다. 금투협이 한국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등이 자본시장법에 따라 통합되기 이전인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20여년만에 고졸 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한국예탁결제원 등 여의도 금융관련 공공기관 및 협단체는 높은 급여와 고용안정성, 전문성 등으로 대졸 취업지망생들 사이에서도 꿈의 직장으로 통한다.
이번에 선발된 금투협 고졸 사원들은 내년 2월에 정식 입사한다. 대졸 출신 정규직의 대학 재학 기간을 고려해 입사 후 4년 뒤에 대졸정규직과 똑같은 대우를 받게 된다. 금투협 측은 신입사원들이 입사한 뒤 학자금 지원 등을 통해 추가적인 교육 기회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다른 금융투자 공공기관 및 단체 뿐 아니라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체들의 고졸 정규직 채용도 잇따를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고졸 정규직 공채를 실시 중이며, 한국거래소는 현재 고졸 정규직 채용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이 고졸 채용에 나선 것은 설립 이후 처음이다.
주요 증권사들도 고졸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예년처럼 올해도 30~40명의 창구직원을 고졸자로 채용할 예정이다. 한화증권은 상반기 일부 고졸 창구직원을 채용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고졸 취업 확대가 반짝 효과로 끝나지 않으려면 고졸자들을 단순 창구업무(텔러)를 벗어나 다양한 업무분야에 배치하고, 임금 승진에서의 차별요소들도 개선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