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진짜 공포는 어디인가

[내일의전략]진짜 공포는 어디인가

기성훈 기자
2011.11.17 17:57

영화 '남극일기'는 6명의 남극탐험대원들이 '도달 불능점'에 도달하기 위해 분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영화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현상으로 대원들이 하나둘씩 죽자 탐험대원들은 서로를 불신한다.

대원들은 무언지 모를 두려움에 쫓기고 겁에 질려 미쳐간다. 그들의 공포가 어디서 기원한 것인지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다만 "죽을 수 있다"는 공포는 환영과 환청을 몰고 온다.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견디기 어려운 폭락, 널뛰기 장세에는 '공포심'이 도사리고 있다. 불확실성으로 인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공포는 증폭된다. 정상적인 투자는 이뤄지지 않는다.

주식시장에는 이러한 공포를 지수로 산정하고 있다. 미국의 VIX(Volatility index)를 공포지수라 일컫는다. 하지만 최근엔 하루가 멀다 하고 유럽발 대외 변수들이 시장의 '오름과 내림'을 이끌고 있다.

◇미국 공포지수는 내리막길?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와 상관관계가 높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국내 증시 개장 전 마감된 미국 증시를 항상 확인하게 된다. 특히 시장의 변동성을 지수화하는 VIX지수는 국내 지수의 변동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사용한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위험 헤지를 위한 투자자들의 옵션 수요가 증가하여 옵션 가격(premium)이 높아지고 VIX지수가 올라간다. VIX지수가 최고치에 달하면 시장참가자들의 심리가 그만큼 불안하다는 뜻을 나타내 '투자자 공포지수'라고 불린다.

VIX지수는 지난 8월 8일 48%까지 급등한 바 있다. 최근엔 30% 안팎으로 등락하고 있다. 미국의 호전된 경제지표 덕분이다. 앞으로 전망도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

이에 VIX가 점차 하락할 전망이고 이를 고려하면 현 시점에선 주식을 매수 및 보유하는 전략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P500 옵션의 내재변동성을 토대로 집계되는 VIX가 미국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추세적 하락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김대준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VIX지수의 흐름이 고점과 저점이 낮아지면서 단계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과거 VIX지수가 낮아질 수록 코스피 지수는 동반 상승세를 보인 바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이 다시 관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 실물 경제 개선과 유로존 리스크 완화는 VIX지수 진폭을 축소시킬 것"이라며 "VIX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한다면 주식시장에선 '바이앤홀드(Buy&Hold)'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은행들의 신용등급은 걱정거리다. 피치는 보고서를 통해 유럽 부채위기가 악화되면 미국의 은행들 역시 심각한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짜 공포는 유럽에 있다

미국 상황도 중요하지만 최근의 국내 증시는 유럽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게 현실이다.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상황 뿐 아니라 스페인 등의 국채 금리는 실시간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이미 알려진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라는 증시의 격언도 있지만 유럽 문제는 상황이 다르다. 큰 틀에서 정책공조라는 그림은 그렸지만 정작 세부사항의 조율은 정해지지 않아 그 영향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주요 매수주체인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의 매매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힘들고, 증시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유로존 재정위기나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반영했다는 시각은 악재에 대해 '의도적으로 외면하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실수로 판명됐지만 프랑스의 신용등급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이뤄진다면 지난 8월의 쇼크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증시 내 외국인 자금이 빠른 속도로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국과 프랑스의 상황이 근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럽사태의 최대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증액문제 등 기존에 마련한 포괄적인 대책의 실질적인 진전 없이는 지속적으로 위기감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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