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는 저가 매수 기회?
최근 몇 년간의 학습 효과 탓일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개인들의 투매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개인들은 뉴스가 전해진 12시를 전후로 지수가 급락하자 매수 규모를 키우며 저가매수에 나섰다. 북한 핵실험이나 천안함 사건 등 과거 북한 이슈가 발생할 당시 투매현상을 나타냈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
전문가들도 북핵이나 연평도 포격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사례를 보면 금융시장 영향이 단기에 그쳤던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북한 내 후계구도가 공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저가매수 기회다" 개미 1650억 순매수
19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3.03p 떨어진 1776.93으로 마감했다.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해진 12시 경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며 90p가까이 하락했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회복했다.
이날 개인들은 1650억원의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오전 2000억원 가량의 순매수세를 보이던 개인은 소식이 전해진 후 매수 규모를 오히려 확대해 3000억원 수준까지 늘렸다. 오후들어 낙폭이 회복되면서 매수규모는 줄여 최종적으로 1650억원 순매수세로 마감했다.
기관도 연기금의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오후 1시를 전후해 매수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12시 전후로 매도세를 2000억원 가까이 확대했지만 추가 매도폭탄은 없었다.
이같은 매매 패턴은 과거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 2006년 10월 북한 핵실험 당시 개인은 6000억원의 매물을 쏟아냈고 지난해 천안함 침몰 때도 순매도세를 보였다. 연평도 포격 때는 622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개인들이 학습효과가 생겨 단기 충격에 따른 저가 매수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리스크에 대한 대처 뿐 아니라 개인들은 1900선 이상에서는 팔고 그 이하에서는 사는 모습을 보이며 박스권에서 가장 잘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레버리지로 1340억원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국내 대표적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레버리지는 상승시 2배를 반영하는 종목으로 개인들이 향후 상승에 배팅을 걸었음을 나타낸다. 개인은 이밖에 삼성전자, 삼성테크윈 KODEX200 등의 종목을 많이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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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계구도 불확실성 남아.." 주의 필요
과거 사례에 따라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과거와는 다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김일성 사망 보도 이후 첫거래일이었던 1994년 7월 11일 장 중 2.11%까지 하락했지만 결국 0.8% 하락에 그쳤다"며 "과거사례를 현상황에 투여하면 금융시장 영향력은 초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는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북한 핵실험 사태나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일어난 당시도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후 회복력을 보여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재 북한의 정치적 상황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북한 내 후계구도에 대한 방향은 현재로선 알 수 없는 부분이 더 많다"며 "단순히 김정은 체제로 세습된다면 큰 변화가 없겠지만 김정은 체제가 자리를 못잡고 변화가 일어난다면 상황에 따라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실적과 펀더멘탈에 대한 신뢰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