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3일만에 순매도로 전환… "순매수 기조변화 논하긴 힘들어"
코스피 지수가 엿새 만에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주 종가대비 1% 넘게 밀리며 1940선 유지에 만족했다. 최근 국내 증시의 버팀목이 돼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방향을 틀었고 기관의 매도 물량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유럽 재정위기는 역시 끝나지 않은 악재였다. 이날 밤(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계매물이 쏟아졌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장에서 우려하는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여부가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EU정상회담 앞둔 일시적 조정 가능성
3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4.28포인트(1.24%) 하락한 1940.55에 장을 마쳤다. 주말 사이 미국과 유럽에 날아온 좋지 않은 소식에 내림세로 출발해 1950선을 중심으로 등락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다.
최근 단기급등으로 2000선에 근접하면서 심리적 저항과 EU정상회담을 앞둔 경계매물 출회에 대한 부담이 그대로 나왔다. 독일 정부가 그리스에 대해 "추가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추가 구제금융을 받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조정은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에 따른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됐다"면서 "EU정상회담이 어떠한 결과물을 내놓을 지를 놓고 관망심리가 큰 하루였다"고 진단했다.
EU정상회담에서 유로존 위기를 치료할 극약처방을 내놓는다면 이번 조정은 단기간으로 끝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얘기치 못한 소식이 전해진다면 지수는 어느정도 추가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EU정상회담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제기됐다"면서 "EU정상회담에서 가시적 결과물을 내놓을 지가 관심사"라고 분석했다.
◇외인, 13일 만에 순매도 전환..향후 전망은?
올 들어 국내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78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외국인이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13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이 기간을 포함해 외국인은 올해 6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의 급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이 순매수를 지속하는 동안 코스피지수는 1830선에서 어느새 2000선을 바라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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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날 외국인 순매도에 대해 단기간 순매수 규모가 컸던 만큼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일 뿐 순매수 기조가 꺾인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주식을 많이 사들인데다 가격도 많이 올라 일부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라며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가 꺾였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이 실시한 장기대출프로그램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진데다 ECB가 2월에 2차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외국인 자금이 프로그램 형태로 유입된 점은 지켜봐야 한다. 이에 2월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은택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에선 유럽계의 순매수 전환이 눈에 띈다"며 "단기성 투기자본인 핫머니 성격이 강한 유럽계 자금은 단기 자금일 가능성이 높아 시기적으로 2, 3월 옵션만기일에 흐름이 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