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정치권 때문에 웃음을 잃었다"

신제윤 "정치권 때문에 웃음을 잃었다"

신희은 기자
2012.02.14 17:27

재정부 1차관 정치권에 쓴소리 "요즘 공약은 전부 학생들에 짐"

"공무원 생활 30년 넘게 하면서 선거를 여러 번 치렀지만 요새가 제일 심하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이 최근 정치권에서 봇물 터지 듯 쏟아지는 공약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신 차관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지속가능성'인데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가 통과시킨 저축은행 피해자구제 특별법은 그런 면에서 문제가 있다"며 "다음에 유사한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할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최근 쏟아지고 있는 정치권 포퓰리즘 공약 때문에 웃음을 잃었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저축은행법뿐 아니라 재벌개혁도 합리적이면 좋은데 무조건 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개방화 시대에 맞는 정책이나 공약이 나와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각 정당이 발표하는 공약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꼽았다. 재원 발굴도 어려울 뿐더러 공약 자체가 후손에 부담을 주는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신 차관은 "IMF시대에 태어나 요즘 학교폭력 문제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앞으로 포퓰리즘 공약으로 인한 부채에 시달리면 되겠냐"며 "요즘 나오는 공약은 전부 학생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것들"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정치권의 공약남발과 레임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관료가 중심을 잡는 게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차관은 "이럴 때일수록 관료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가뜩이나 노령화, 저출산 때문에 후손들에게 물려줄 게 별로 없는데 관료가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한편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그리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이 부족해 사태가 해결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비유를 하자면 과거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쓰나미고 이번 유럽 재정위기는 태국 홍수 정도로 볼 수 있다"며 "홍수 상황에서 아직은 물이 들어오고 있는 단계로 빠지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경제가 1분기 저점을 지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오는 3, 4월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는 유럽 재정위기의 불확실성이 어떻게 해소되느냐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하반기에는 이란 제재 문제가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 차관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국경제 '쇼크' 우려는 가능성이 낮다는 낙관론을 내놨다. 중국의 경우 아직 가전제품 보조금 등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정책카드와 개발 여력이 남아있다는 것.

신 차관은 "유럽, 일본, 중국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교역량 정체를 FTA(자유무역협정)로 보완하는 것"이라며 "중국 진출을 확대하고 국내 내수시장을 진작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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