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현장] 장하성 펀드, "남양유업 배당정책 유감"

[주총현장] 장하성 펀드, "남양유업 배당정책 유감"

이현수 기자
2012.03.16 14:37

'장하성 펀드'라 불리는 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와 사측의 표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남양유업(50,900원 ▼200 -0.39%)주주총회가 사측의 일방적 승리로 싱겁게 끝났다. 장하성 펀드는 지난해 태광산업의 주총 대결에서 실패한 데 이어 또 한 번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남양유업은 16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서 제4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상정한 의안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의안 투표결과 사측 의견대로 주주배당금은 보통주, 우선주 각각 1000원, 1050원으로 확정됐고, 집중투표제는 부결됐다.

이날 주총에는 장하성펀드와 사측의 힘겨루기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관계자들이 모였다. 주총이 시작되기 20여 분 전 준비된 100여석이 꽉 찼고, 의자를 더 들여왔으나 서야 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남양유업의 한 주주는 사람이 많이 몰리자 "장하성 때문이냐"고 묻기도 했다.

사측이 감사보고에 이어 의안 내용을 발표하자 장내에 긴장감이 흘렀다. 사측이 보통주 1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한 것에 대해 장하성 펀드측이 주주이익을 대변하며 2만5000원의 배당금을 주장했기 때문.

사측은 이를 의식한 듯 "낙농산업이 불투명해 새로운 성장동력 찾고 있으며, 과감하게 투자를 위해 올해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당금 증액 의안자로 나선 동일권 라자드코리아 자산운용 대표는 △동종업종 대비 현저하게 낮은 수준의 배당 △과도한 현금 유보액 △시가배당률 3%가 과도한 요구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배당금을 상향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음식료 업체의 배당성향이 9.8%인 반면 지난 3년간 남양유업의 시가 배당률은 0.2%고 사측의 인색했던 배당의 누적분을 고려할 때 제시한 배당금액은 과도한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측이 의안설명서에 '보통주 1000원(20%)', 라자드측 의안을 '보통주 2만5000원(500%)'으로 표기한 데 대해 "주당 1000원이라는 회사 제안은 시가 배당률로 볼 때 0.12%고, 저희 제안은 시가로 볼 때 3.12%에 불과하다"며 "액면금액으로 표시하는 건 주주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사측은 "남양유업은 단일기업이어서 다른 그룹사처럼 어려움을 당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며 "계획없이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매년 시설투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주총 참석자는 장하성펀드측 의안에 대해 "라자드는 장하성 교수 펀드, 참여연대 아니냐"며 "계속 시비를 걸고 있는 골칫 덩어리"라고 말해 잠시 장내가 술렁이기도 했다.

의안 투표결과 라자드측의 배당금 상향 제의는 20만여주가 찬성한 반면 37만여주가 반대의사를 보여 부결됐다.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 역시 찬성 13만여주, 반대 45만여주로 소액주주 측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집중투표제는 2인 이상 이사 선임에서 주식 1주마다 선임할 이사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소액 주주가 의결권을 하나에 집중시키면 자신들이 원하는 이사를 뽑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지분이 25%에 달하는 데 비해 장하성 펀드가 가진 지분이 1.8%밖에 안 돼 처음부터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주총에 앞서 장하성펀드의 배당금 증액 제안에 동조해 기대감을 모았던 한국밸류운용(4.51%), KB자산운용(2.43%) 등은 이날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라자드 펀드 자문 관계자는 "저희가 배당에만 관심이 있다는 식으로 언론에 보도된 게 유감스럽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여러 가지 공문을 보냈고 여러 번 제안했지만 사측은 한 번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배당금액 뿐 아니라 주식 유통량 증대도 제안했으나 모든 제안들이 단 한 번의 반응도 없이 묵살됐다"며 "우리로서는 회사가 주주와 어떤 대화도 하지 않는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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