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급 대형 IT업체 코스닥 오려면…

삼성SDS급 대형 IT업체 코스닥 오려면…

우경희 기자
2012.07.13 10:22

[코스닥 체질개선 프로젝트]④코스닥, 대형기술주를 품어라

'114 대 2.'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중 대규모법인(대기업) 기준인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기업 숫자다.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대기업은 코스피, 중소기업은 코스닥이라는 인식이 고착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연말 기준 코스닥 상장법인 중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어선 곳은 SK브로드밴드(3조3187억원)와 이트레이드증권(2조87억원) 등 2개였다. 상장사가 1000개에 육박하는 코스닥시장에 대기업은 이들 뿐이다.

이 기준을 1조원 이상으로 넓혀도 해당 기업은 9개뿐이다. 나머지 99%는 말그대로 중소기업. 기관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투자할 종목이 없는 셈이다.

시장기능 상실 우려를 사는 코스닥에 대형 우량주 유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규모로 나뉘는 시장이 아니라 업종에 따라 코스닥 상장이냐 코스피 상장이냐를 고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세계 최고 기술주 시장으로 꼽히는 나스닥의 성장[관련기사 :애플도 페북도 나스닥 택한 까닭은?(7월 12일)]을 교훈삼아 코스닥시장을 우량 기술주 중심 벤처시장으로 재편하는데 시동을 걸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에 자산규모 1조원 이상 기업을 30개까지 늘려 기관투자가들의 시장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코스닥 상장 우량기술주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필수 요건으로 꼽힌다.

◇코스닥 '사이즈 콤플렉스' 떨친다=코스닥시장에서 자산총액 1조원을 넘는 9개 기업 가운데 순수하게 이 시장에서 성장한 곳은 셀트리온(1조4053억원) 정도다.

사실 코스닥시장에 소형 종목이 몰린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1996년 출범 당시 취지가 '코스피 상장여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공모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었다. 이에 공모자금 확보가 절실한 벤처기업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코스닥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더구나 연말 벤처 전용시장인 코넥스(KONEX)가 출범을 앞둔 터다.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코스닥시장에 삼성SDS와 같은 IT(정보기술)기반 대기업들을 유치한다는 장기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시가총액 기준이 아닌 기업 특성을 기준으로 한 시장 분류가 이뤄져야만 코스닥과 코스피가 안정적으로 공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거래소 관계자는 "자산 1조원 규모 30개사를 확보할 경우 기관이 코스닥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것"이라며 "시장 상위가 안정되면 하방으로 긍정적 영향이 확대돼 시장 체질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턱 낮추고 빗장 풀어야=대기업을 코스닥시장으로 유치하는 데는 인센티브 규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기반 대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혜택이 없다면 이들이 굳이 코스닥시장을 선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닥에 상장한 A사 대표는 "횡령·배임과 분식회계 등이 빈발하는 코스닥시장에 우량 대기업 계열사들이 진입할 이유가 없다"며 "공시규정은 물론 세제 면에서도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증시에서 자산가치 2조원 이상인 대기업에 대한 공시규정은 중소기업보다 엄격하다. 일단 대기업으로 분류되면 '자기자본의 10% 이상의 사안'인 공시 기준이 5%로 크게 강화된다. 코스닥시장에는 일부 대기업에 대해 비율을 달리 적용하는 규정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기업에 대한 엄격한 공시규정은 다를 바 없다.

코스피 상장을 추진중인 대기업 B사 관계자는 "자금조달의 불편함이나 각종 제도보다도 코스닥은 중소기업시장이라는 인식 때문에 코스닥 상장을 애초부터 검토하지 않았다"며 "현대중공업 등 과거 코스닥에서 출발한 대기업들이 적잖은 만큼 정부 차원의 혜택이 있다면 코스닥시장 상장을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유치 기업에 대한 혜택만큼이나 기존 잔류기업에 대한 메리트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스닥의 C사 공시담당자는 "최근 거래소가 대기업에 적용하는 공시규정을 보면 이른바 '코스피 대마불사'가 여전하다"며 "코스닥 상장기업에 보다 많은 혜택을 주는 정책이 대기업 유치에 앞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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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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