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연금·물가연동채 '막차' 타도 될까?

즉시연금·물가연동채 '막차' 타도 될까?

권화순 기자
2012.08.18 05:41

"비과세 폐지 전에..." 상품 나오면 품귀

최근 A은행에서 판매된 B보험사 즉시연금 상품이 한 시간 만에 동이 났다. 50억원 한도로 출시됐는데 고액 자산가를 최대 한도로 예약하면서 순식간에 절판이 됐다.

지난 8일 정부 세제개편안이 나온 후 즉시연금과 물가연동국채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이들 상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와 금융사들의 절판 마케팅이 맞아 떨어진 결과지만 전문가들은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시연금, 인기몰이 왜?= 목돈을 맡기고 현금을 연금처럼 받는 즉시연금은 그간 계약기간이 10년 이상인 장기저축성보험으로 분류돼 비과세 혜택을 받았다. 이에 따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에게 절세 수단으로 인기를 모았다.

정부는 그러나 조세회피를 막기 위해 즉시연금에 가입하고 매달 받는 현금에 대해 이자소득세(15.4%)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놀란 은퇴준비자들이 세제혜택이 없어지기 전에 즉시 연금에 가입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즉시연금은 45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인데 50세 이상 고객이 목돈을 맡기고 매달 일정액을 연금형태로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 등에서 거액 자산가들에게 적극적으로 팔고 있지만 실제 보험사에선 매달 연금을 받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일반 고객이 훨씬 많아 이번 세제개편이 불합리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논란에도 수익률은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남의 한 대형 증권사 지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즉시연금 상품 7개의 공시이율(적용금리)은 4.6%~4.7% 수준이다. 최근 4%대 금리의 은행 정기예금을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즉시연금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업비를 고려하면 실제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이율이 3%대 후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시이율 4.6%인 즉시연금에 30억원을 가입하면 월 수령액은 975만원 가량으로 이율이 3.95%로 낮아진다. 같은 금액을 연 4.3%의 정기예금에 넣으면 세전 기준 월수령액은 1075만원, 세후로는 661만원이다. 즉시연금이 이자소득세를 적용받지 않다보니 아직은 정기예금보다 유리한 것이다.

한 증권사 PB는 "앞으로 공시이율이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저금리 기조에 따라 보험사가 공시이율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 지금 이율로만 유불리를 따졌다가는 몇 년 후 발등을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시이율은 보험사가 국고채 금리 등을 감안해 1개월에 한 번씩 산정하고 있다.

최고세율(38.5%)를 적용받는 투자자의 경우 공시이율이 내려가도 비과세혜택에 따른 절세효과(이자소득세 비과세+금융소득종합과세)로 즉시연금이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으나 5000만원~1억원을 넣는 투자자라면 공시이율 하락에 따른 타격이 클 수 있다. 아울러 즉시연금이 중도해지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물가연동채도 '묻지마'는 경계= 물가연동채도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오는 2015년 발행분부터 물가상승에 따른 원금 상승분에 적용된 비과세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물가채는 1.5% 가량의 낮은 표면이자에 대해서만 15.4% 과세가 되다보니 절세 상품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후인 10일에는 10년 만기 물가채 금리가 0.65%로 떨어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졌다. 불과 이틀 사이 10bp(0.1%) 하락,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 것이다.

이재욱 한국투자증권 반포지점장은 "지난 1~2개월 사이 물가연동채 가격이 2% 가량 상승(금리 20bp 하락)했다"면서 "매수하기엔 높게 형성된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초 투자했다면 6개월 수익률이 4%(연 8%)에 달해 기존 투자자라면 오히려 매도를 해도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던 가격은 현재 0.87%로 안정화됐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이 2.30% 수준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매수 타이밍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장기투자자에게 이만한 투자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분리과세로 인한 절세혜택이 가장 큰 장점인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적은 투자자라면 별다른 메리트가 없다"면서 "차라리 일반 회사채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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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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