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공항이 반갑지 않은 이유

[기자수첩]신공항이 반갑지 않은 이유

김희정 기자
2012.10.09 06:10

"팔 땅도 아니고 공항이 새로 들어선다고 바닥으로 떨어진 경기가 좋아지나요?"

부산 녹산공단에 입주한 플라스틱사출 기업 A사. 2005년 녹산동에 공장부지로 매입한 땅값은 ㎡당 22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A사 대표는 좋아하기는커녕 꽁꽁 언 지역경기에 한숨을 내쉰다.

A사 관계자는 "한때 오리엔탈정공 같은 공장 하나만 가지면 소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한 순간 휘청이더라"며 "공단 내에 운송장비·부품업체가 많다보니 모두 분위기가 초상집"이라고 전했다.

공단 내 '꿈'이었던 오리엔탈정공은 조선업황 부진으로 자본이 잠식돼 워크아웃에 돌입한 후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녹산공단 사람들이 오리엔탈정공의 몰락처럼 이해할 수 없는 또 한 가지는 자고나면 오르는 신공항테마주다.

부산 강서구 송정동에 본사를 둔 해덕파워웨이는 최근 6거래일 동안 주가가 20%가량 치솟았다. 해덕파워웨이는 조선업계의 불황에도 선박 방향타 시장에서 특수형 러더로 독과점 위치를 누리는 매출 1000억원 미만의 우량 중소기업. 하지만 주가에 불을 지핀 건 김해 두동의 보유토지가 신공항 후보지인 가덕도와 지근거리라는 입소문이었다.

창원 진해구가 본사인 영화금속과 동방도 가덕도와 가깝다는 이유로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우수AMS 역시 이달 들어선 주춤하지만 지난달에만 가덕도 인근 토지를 호재로 50%가량 급등했다.

정작 신공항테마주 관련 기업들은 냉소적인 반응이다. 해덕파워웨이 IR담당자는 "녹산공단의 모든 기업이 가덕도까지 불과 5분 거리에 있다"며 "이 논리대로라면 공단 내 기업들이 모두 신공항 수혜주가 된다"고 꼬집었다. 녹산공단 관계자도 "지금은 신공항이 어디에 들어설지 알 수도 없고 들어선들 공단 내 기업들의 물류여건이 좋아진다고 보장할 수도 없다"며 "오히려 공사로 번거로워질 수 있고, 무엇보다 지역경기가 워낙 안좋다"고 우려했다.

더구나 동남권 신공항안을 백지화하고 밀양, 가덕도 외에 영호남 접경지도 신공항후보군에 넣는 안이 거론돼 신공항부지는 대선결과만큼이나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풍선의 바람이 빠지는 건 순식간이다. 대구공항이 신공항으로 이전하면 본사 지가가 올라갈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단기급등한 홈센타는 최근 2주새 16%가량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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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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