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말 우리 부가 쪼개지는 건가요?"

[기자수첩]"정말 우리 부가 쪼개지는 건가요?"

최중혁 기자
2012.10.26 07:00

"기자님, 정말 우리 부가 쪼개지는 건가요?"

최근 들어 교육과학기술부 공무원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취재를 하러 갔다가 오히려 취재를 당하기 일쑤다. 그만큼 자신들의 앞날이 불안한 모양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지난 18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교육과 과학기술을 분리해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역시 과학기술부 부활을 약속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또한 현 정부 과학기술 정책이 실패작이라며 일대 변화를 예고했다. 공약대로라면 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든 교과부는 조직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5년마다 반복되는 행정부 조직개편은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

평소에는 부처 내에 팀 하나를 신설하려고 해도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웬만한 증원요청은 행안부에서 모두 거절당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무원 3~4명 움직이기도 쉽지 않은데 이상하게도 대선 철만 되면 부처 몇 개가 손쉽게 사라진다. 수백, 수천의 공무원들이 한꺼번에 소속이 바뀌는 것이다. 문제는 국가의 명운이 오락가락할 수도 있는 이런 중차대한 일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라는 밀실에서 여론수렴 과정도 없이 한 달도 안돼 뚝딱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인수위는 2007년 12월26일 발족해 이듬해 1월16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통일부, 해양수산부, 정보통신부, 여성부, 과학기술부 등 5개 부의 운명이 불과 21일만에 결정됐다. 보안을 이유로 의견수렴 과정은 전혀 없었다. 인수위는 점령군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며 정부 조직을 뿌리째 흔들었다.

그 결과 공무원들은 현 정부 내내 시행착오를 거듭해야 했다. 교과부만 해도 대규모 조직개편이 여러 차례 있었고, 그 때마다 포장이사 업체를 불렀다. 교육 공무원들과 과학기술 공무원들 간 '화학적 융합'이 시원찮다며 교차 인사를 수 년간 단행한 결과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조직이 겨우 안정될 만하니 '과기부 부활' 소식이 들려온다.

대선이 끝나면 정부 부처들은 저마다 자기 부처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주장하며 치열하게 로비전을 펼칠 것이다. 이런 불합리, 비효율을 우리 국민들은 언제까지 견뎌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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