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기업의 미래경쟁력, 소비자로부터

[CEO칼럼]기업의 미래경쟁력, 소비자로부터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
2012.12.28 08:12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

올해는 해외 출장이 비교적 잦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해외 출장은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2)다.

IFA는 글로벌 가전업체들의 신제품은 물론 가전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박람회다. 이곳에선 신선한 아이디어가 담긴 제품이나 미래형 가전제품들을 만날 수 있어 즐겁다.

이번 박람회에서 밀레는 전체 생활가전전시 공간의 10% 규모인 3000㎡에 달하는 규모를 활용했다. 이번 전시에선 소비자의 감성을 만질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였다. 신제품 중심이 아닌 태양열을 활용한 스마트 그리드 제품 등 에너지 절약 및 친환경적인 제품을 내세웠다.

가장 호응이 좋았던 제품은 '향기나는 의류 건조기'다. 이 제품은 소비자의 감성에 섬세하고 절묘하게 다가간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나사 하나에도 소비자는 신제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신제품을 내놓을 때 디자인이나 가격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감성과 의견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 제품은 전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밀레 독일 본사는 유럽인의 85%가 세탁물에서 신선한 자연향이 나기를 원한다는 시장조사결과에 착안해 이 제품을 개발했다.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향을 찾기 위해 유럽 전역을 조사해 △코쿤(케어와 웰빙) △아쿠아(순수함과 깨끗함) △네이처(꽃향기와 자연의 싱그러움) 등 3종의 향기 카트리지를 출시했다.

밀레는 의류건조기에 향을 넣는 방식으로 2년6개월 동안 무려 1000번이 넘게 실험을 했다. 또한 소비자 1500명을 대상으로 각종 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향기 카트리지 부착 위치에 따른 효과도 연구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섬유유연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내놓은 것이 '향기나는 의류 건조기'다.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소소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은 섬세함이 일반 의류건조기에 새로운 힘과 가치를 불어 넣은 것이다. 결국 이 제품은 소비자의 생각이 낳은 결과물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의견이 반영된 제품은 그렇지 않은 제품에 비해 생명이 길다. 기업의 입장이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힘을 얻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비자의 눈에 맞춘 정직한 제품이 나오게 된다.

기업의 미래 경쟁력은 바로 소비자의 생각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실제 생활에서 사용빈도가 극히 낮은 기능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한 제품만을 만들어 내기 보다는 소비자가 실제로 필요하고,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기업의 미래경쟁력의 시작이다.

독일 속담에는 '정직함이 가장 오래 간다'(Honesty lasts longest)는 말이 있다. 쉽지만 지키기 어려운 말이 바로 소비자를 향한 정직함이다. '소비자를 향한 정직함'이야말로 내년 모든 기업들이 지켜야 할 기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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