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만원 돌사진 40만원 할인" 카드 꺼내자…

"175만원 돌사진 40만원 할인" 카드 꺼내자…

송학주 기자
2013.01.22 06:10

['증세 없는 복지' 열쇠…"새는 세금 이제 그만"]<2-1>현금'할인'

[편집자주] '박근혜 대통령' 시대의 최대 화두는 '복지'다. 문제는 항상 '돈'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실천하는데만 5년간 적게는 135조원, 많게는 270조원까지도 들 것으로 추산된다. 추가적인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제대로 내고, 똑바로 걷는' 사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필수다. 아직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세금누수 실태를 점검하고 해결방안을 고민해본다.

 # 경기도 안산에 사는 서현주씨(32·가명)는 지난해 10월 아기 돌사진을 찍기 위해 베이비스튜디오를 찾았다. 평생 추억으로 남는 돌사진이니 망설이지 않고 가장 비싼 상품을 골랐다.

'공구가(공동구매가격)'로 표기된 가격은 175만원에서 40만원 할인된 135만원. 촬영이 끝나고 카드로 계산하려하자 공구가는 현금으로만 계산 가능하고 카드로 계산하려면 원래 가격인 175만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현찰거래'는 이 뿐만 아니다. 서씨는 2011년 2월 시댁이 있는 안산의 한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예식장과 웨딩드레스, 신부화장 등 결혼식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웨딩업체에서 제시한 패키지 상품으로 준비했다.

하나씩 따로 준비하는 것보다 저렴해서다. 하지만 업체는 현금 계산을 원했다. 서씨는 부조금으로 받은 돈으로 계산하면 된다는 생각에 쉽게 승낙했다.

서씨는 올 1월 시댁 어른이 돌아가셔서 시부모, 남편과 함께 장례식을 찾았다. 장례를 무사히 치르고 비용을 계산하려하자 카드로 계산하거나 현금영수증을 발행하려면 비용의 10%를 추가로 내야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항의하려 했지만 시아버지는 "가시는 길 편안하게 모시려고 하는데 그깟 비용이 대수냐"며 서씨를 말리고 현금으로 계산했다.

세금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새고 있다. 과세를 피할 수 있는 '현금 박치기'는 곳곳에서 암처럼 퍼져있다. 돌잔치와 결혼식, 회갑, 칠순 등 경사와 장례식 등 조사에 이르기까지 주요 행사에서 현금거래를 빌미로 한 탈세·탈루는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이뤄진다.

일생의 시작과 전진, 매듭을 짓는 주요 행사들이니 비용도 아끼지 않는다. 장소·시설 사용비, 식사와 술·음료 등을 비롯한 음식비 등 1000만~2000만원은 기본. 수천만원 이상 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조사에서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예법에 어긋난다는 분위기를 이용한 관련 업체들의 세금탈루도 극성이다. 서씨처럼 현금 결제를 요청받거나 현금영수증 발행을 거부당하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부조금이 수중에 있다 보니 혜택도 많고 값싸다는 생각에 현금으로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득세 측면에서 최대 세율과 지방세를 적용하면 대체로 40% 정도가 세금. 이것이 탈루되는 셈이다.

한 결혼업계 관계자는 "손님이 결혼식 비용에 대해 문의하면 처음에는 일반적으로 책정된 가격을 말하고 나중에 현금결제할 경우 혜택이 많고 가격이 저렴한 점을 강조한다"며 "그런 경우 대부분 현금 결제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업체는 나중에 문제될 것을 감안해 미리 현금 결제여부를 사인받아 놓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업체뿐만 아니다. 엄밀히 따지면 결혼식과 장례 등 경조사를 통해 걷히는 부조금도 세금 무풍지대다. 소위 '잘 나가는' 이들은 엄청난 부조금 수익을 올리기 마련이지만 누구도 여기에 세금을 논하지는 않는다.

◇현금영수증 발행 '의무'…'누이좋고 매부좋은 식'이라며 탈세 부추겨

국세청은 2010년 4월부터 일부 업종에 대해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제도를 시행해 왔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미발행 금액의 50%를 과태료로 부과하고 신고자에겐 미발급액의 20%를 포상금으로 주는 등 현금영수증 발행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했다.

하지만 일부 사업자의 경우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을 위반하고 할인을 조건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등 현금수입을 신고 누락하는 행위가 빈발하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병원같은 전문직종과 결혼식장, 장례식장도 30만원 이상 현금거래를 할 경우에는 구매자 의사와는 상관없이 현금영수증을 반드시 발행해야 함에도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 태어나면서부터 현금거래를 요구받는다. 일부 산후조리원의 경우 현금으로 계산하면 수십만원을 깎아주겠다며 손님을 유치하고 있다. 다만 현금영수증을 발행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미리 써야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당장은 이익인 것 같아도 탈세의 궁극적 피해자는 소비자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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