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뷰]최근 엔화 약세로 기업 실적, 주가 급반등

◇토요타, 닛산 등 일본의 대표기업 주가 5년 최고치 접근
최근의 일본 엔화 약세가 장기침체에 빠졌던 일본 기업들을 되살리고 있다. 먼저 주식시장에서 토요타자동차(Toyota Motor), 닛산자동차(Nissan Motor), 미쓰비시중공업(Mitsubishi Heavy Industries) 등 일본의 대표기업들의 주가는 연일 상승하며 모두 5년 최고치를 경신하거나 이에 바짝 다가섰다.
일본 시가총액 1위 기업인 토요타 주가는 엔화 약세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새 57% 올랐다. (한편,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토요타의 ADR은 이 기간 33% 상승했다. 토요타 ADR 상승률은 달러화로 전환된 주가상승률로 이해될 수 있다) 닛산자동차의 주가는 같은 기간 49% 상승했는데, 6일 장중에 지난 5년간 한번에 넘지 못했던 주당 1000엔을 넘기도 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주가 상승률은 무려 59%에 달한다.
우량 일본기업 225개로 이뤄진 닛케이(Nikkei 225)지수는 6일 416포인트, 3.8% 상승하며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닛케이지수의 3.8% 상승은 한국 코스피(KOSPI)지수의 75포인트 상승에 해당하고, 미국 다우(DJI)지수로 보면 거의 500포인트 상승과 마찬가지다.
엔화 약세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 이후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고작 1.4% 상승,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더욱이 일본 닛케이지수가 올해에만 벌써 10%나 올랐지만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3%가 넘게 하락했다.

◇토요타 일본생산시설 5년만에 흑자 전환 예상
이러한 일본 대표기업들의 급격한 주가상승 배경엔 소위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공격적 통화완화책으로 인한 엔화 약세가 자리잡고 있다. 엔화가 떨어지면 수출비중이 큰 일본기업들의 실적은 그만큼 올라가게 된다.
엔화 약세의 영향은 이미 일본 대표기업의 실적에 벌써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일 세계 자동차 생산 1위 기업인 토요타는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시장에선 최근 진행된 엔화 약세로 어느 정도의 이익 개선을 기대했지만, 토요타의 발표는 기대 이상이었다. 발표 다음날 주식시장에서 주가는 4%나 폭등, 54개월(4년6개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리고 토요타는 이번 실적 전망 상향과 더불어 일본내 생산시설이 5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토요타의 일본생산시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파산이후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엔화 약세는 그런 토요타를 단숨에 흑자로 돌아서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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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토요타는 닛산이나 혼다자동차에 비해 일본내 생산시설 비중이 높아 엔화 약세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리게 됐다. 토요타는 3월말로 회계연도가 종료된다. 따라서 이번 토요타의 연간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은 엔화 약세의 영향이 고작 6개월정도 밖에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8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닛산자동차도 마찬가지로 엔화 약세로 인한 깜짝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
토요타와 경쟁관계에 있는 세계 자동차 생산 5위인현대차(495,000원 ▲5,000 +1.02%)는 지난달 직전 4분기 실적이 예상외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엔화 약세로 인해 미국시장에서 토요타 등 일본차에 경쟁력이 떨어질 거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식회사 일본, 과거의 장기침체에서 단숨에 탈출하나?
지난 5년간 일본 엔화는 약 30% 오르며 강세를 유지했다. 이 기간 일본 시가총액 1위인 토요타의 시가총액은 반토막 났다. 반면 경쟁사인 한국의 현대차는 시가총액이 3배로 늘어났다.
샤프나 토시바 등 일본의 전자업체들은 신제품을 먼저 개발했으면서도 경쟁사인 한국의 삼성전자나LG전자(112,000원 ▼1,000 -0.88%)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가격경쟁에 뒤져 번번이 시장을 잃거나 사업을 축소할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의 반도체 D램회사였던 엘피다는 급기야 2012년초 미국의 마이크론에 팔리는 신세가 됐다.
반면 한국의 시가총액 1위인삼성전자(179,700원 ▼400 -0.22%)는 스마트폰 등에 대한 대규모 집중투자에 성공하며 글로벌 IT기업 톱1위인 미국의 애플사와 맞서는 위치까지 커졌다. 삼성전자가 일본 1위인 토요타의 시가총액을 추월한 일도 바로 이 기간에 일어났다.
그러나 엔화는 이제 약세로 돌아서 지난해 10월 이후 20%나 떨어졌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일본경제가 장기불황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강력한 통화완화정책을 지속할 것을 천명하고 있어 엔화 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그동안 아베 총리의 뜻에 선뜻 동조하길 꺼리던 시라카와 일본은행 총재도 임기를 앞당겨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해, 엔화 약세 현상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엔화 강세와 더불어 장기침체에 빠져 있던 일본 대표기업들이 아베 정부하에서 엔화 약세에 힘입어 크게 늘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 첨단 산업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자리로 부활할 날이 머지않아 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