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재무학]<6>평범한 당신이 월가 헤지펀드를 이긴다

"아주 평범한 내가 수백억원을 버는 증권맨이 포진한 월가의 헤지펀드와 백만불(약 10억원)을 놓고 수익률 내기를 한다면 이길 확률이 얼마나 될까?"
게다가 월가의 헤지펀드에겐 주식 뿐만 아니라 선물 및 옵션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롱(long)·숏(short) 거래와 헤징(hedging) 거래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다면 어떨까?
또한 헤지펀드는 채권과 외환 및 금·은·구리·원유 등 상품도 거래할 수 있고 글로벌 주식도 마음대로 매매할 수 있는 자유를 모두 보장한다면?
그러나 나에겐 그저 주식을 사거나 파는 아주 보통의 권한밖에 없다면? 분명 이 승부는 아주 불공평한 내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런데도 백만불을 놓고 감히 월가의 헤지펀드에 맞서는 사람은 분명 멍청하거나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무모한 자이리라. 그리고 이러한 불공평한 승부에서 헤지펀드를 이길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단정지을 게 뻔하다.
그런데 당신의 예상과는 달리, 평범한 내가 월가의 헤지펀드를 이긴다는 게 지금까지 재무학계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이다. 예일대학교의 로저 이밧슨(Roger Ibbotson) 교수는 1989년부터 2006년까지 헤지펀드의 성과를 조사했는데 헤지펀드가 S&P500 지수 상승률을 뛰어 넘는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특히 1995년부터 2006년까지 헤지펀드 수익률은 S&P500 지수보다 연평균 2.6% 포인트나 낮았다.
이러한 학계의 연구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면, 실제로 워렌 버핏(Warren Buffet)이 백만불을 놓고 2008년부터 월가의 헤지펀드와 벌이고 있는 수익률 승부를 살펴보자.
버핏은 위에서 말한 내기 조건에 부합하는(=아주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있는) 투자방법을 택했다. 즉 특정 투자테크닉이나 복잡한 컴퓨터 매매 알고리즘, 값비싼 투자전략보고서 등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단지 시장이 오르거나 내리는 대로 자신의 투자성과를 맡기는 S&P500 인덱스 펀드에 투자한 것이다.
세간의 사람들은 아무런 투자기법이 없는 단순한 S&P500 인덱스 펀드가 과연 월가의 투자전략 비법을 활용한 헤지펀드를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다. 실제로 버핏과 헤지펀드 사이의 수익률 승부가 시작된 첫해인 2008년에 버핏의 인덱스 펀드가 헤지펀드보다 무려 13% 포인트나 저조한 성적을 거두자 모두들 버핏도 이제 '한물 갔다'고 떠들어댔다.
그러나 2009년부터 버핏이 투자한 인덱스 펀드는 매년 월가의 헤지펀드에 한번도 뒤지지 않고 상승했고, 2012년 말에는 누적수익률이 8.69%에 달해, 0.13%에 불과한 헤지펀드 누적수익률을 크게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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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현인인 버핏은 이 수익률 승부를 통해 평범한 당신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인덱스 펀드에 돈을 맡기고) 코 골며 (낮잠)잘 때 (최신의 복잡한 기법에 의존해 투자하는) 헤지펀드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버크셔 헤서웨이 1996년 연간보고서)
주식투자도 인생살이의 교훈이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다.
"바보야, 단순하게 살어-KISS(Keep it simple, stup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