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두산건설 지원자금 충당용…오너家 건설사 살리기 안간힘
두산중공업(115,900원 ▲200 +0.17%)이 자사주를 EB(교환사채)로 유동화해 5000억 원을 조달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정해 EB 발행 규모 및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은 (자사주) 유동화 규모를 5000억 원 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두산중공업이 가진 자사주 가치는 시가로 7000억 원이 넘어 EB 발행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억584만9567주의 발행 주식 중 1681만2505주(15.88%)를 자사자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주가는 1년 전까지만 해도 7만 원대였으나 1년간 등락을 거듭해 최근 4만 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두산중공업 자사주의 가치는 25일 종가 4만2250원 기준 약 7103억 원이다.

두산중공업이 주가가 약세인 상황에서 EB 발행을 추진하는 것은 자회사 두산건설의 구조조정을 돕기 위해서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초두산건설회생을 위한 자구계획으로 1조 원 규모의 지원방안을 발표했고, 여기에는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이 상당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두산중공업은 우선 두산건설 회생을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3000억 원 가량을 투입하고, 5716억원 규모의 HRSG(배열회수 보일러) 사업을 현물 출자하기로 했다. 이전하기로 한 사업부에 부채가 포함돼 있는 것을 고려하면 두산중공업의 순 현금 유출액은 5000억 원 가량으로 파악된다. 두산중공업은 이를 단기융통으로 막고 추후 EB 발행을 통해 보충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두산건설 지원 계획에 대해 "회사에 1조2000억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이 있어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자금의 상당액은 OCF(운전자본)로 분류돼 있어 두산건설을 지원하려면 추가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두산은 오너 일가의 지분이 있는 두산건설에 대해 LIG등 다른 그룹과 달리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1년 말까지 두 차례의 대규모 지원을 했고, 지난달 4일 다시 1조 원 규모의 자구책을 발표했다.
두산(1,438,000원 ▲29,000 +2.06%)의 대규모 지원은 지난 8년 간 밥캣(Bobcat,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과 스코다파워(Skoda Power, 두산중공업 자회사) 등을 인수하고, 2009년 지주사 전환을 완료하는 동안 두산건설에 얽힌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탓도 있다.
두산의 금융권 채무 관계는 빅딜을 수행하는 사이 두산건설의 문제와 함께 꼬였다는 지적을 받는다. 일례로 밥캣의 대주단 구성과 두산건설에 대한 여신 제공자가 크게 다르지 않아 어느 한쪽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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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지분 72.7%를 보유한 대주주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사업비가 2조원에 이르는 일산 '위브 더 제니스 프로젝트 PF' 사업 부실의 처리를 위해 7000억 원의 충당금을 쌓았고, 이 부실이 결과적으로 두산중공업의 현금 공여로 귀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