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주주는 회사의 동업자다"

[기자수첩]"주주는 회사의 동업자다"

김성은 기자
2013.04.12 07:01

"주주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요."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제출이 마감되고 상장폐지 위기에 놓은 기업들이 속출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쓴웃음을 짓고 있다. 회사의 속사정을 알기 어려운 소액주주들은 이런 위기가 닥칠 때면 속수무책이다.

지난달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한성엘컴텍 소액주주들은 경영진보다 회사살리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회사가 M&A(인수·합병)을 통해 회생의 길을 찾을 때까지만이라도 상장폐지 절차를 늦춰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한국거래소 등에 낼 준비를 해왔다. 자발적으로 온라인 카페에 모인 주주는 300여명, 이중 120여명(지분율 34%)은 탄원서에 동봉할 잔액증명서와 위임장을 제출했다. 이는 오로지 주주들만의 노력이었다.

소액주주도 대주주와 다름없이 회사와 운명을 함께하는 동반자다. 그런데도 이들의 목소리는 평소 배제되기 십상이다. 중요한 이슈가 발생한 주주총회에서 이들이 낸 안건은 번번이 부결된다.

지난달 열린 대동공업의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제안으로 집중투표제 안건이 상정됐지만 통과되지 않았다. 주주들이 추천한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안도 무위에 그쳤다.

주총 안내가 모든 주주에게 고지되지 않았고, 지방에서 주총이 열려 참석이 어려웠던 점 등이 걸림돌이었다. 무엇보다 소액주주들의 표가 부족했던 것이 큰 벽이었다. 당시 주총에 참석했던 한 주주는 "소액주주의 설 자리가 좁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물론 소액주주를 바라보는 상장사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데는 주총에 참석해 의사진행을 방해하며 금품 등을 요구하는 '주총꾼'이 사라지지 않은 영향도 적잖다.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은 22년에 걸쳐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정리한 모음집에서 주주들을 '동업자'라고 표현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그의 투자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소액주주들도 동업자로 끌어안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경제민주화'를 내걸지 않아도 투명경영은 저절로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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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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