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회장 학생자녀 수백억 투자..비자금행방 단서 속속

CJ그룹회장 학생자녀 수백억 투자..비자금행방 단서 속속

김훈남 원종태 기자
2013.05.23 17:07

2006년이후 두자녀 그룹 지분투자 활발..무기명채권 현금 증여 정황과 시기일치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일부가 자녀들에게 흘러가 자녀들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쓰인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2006년 이 회장이 무기명채권을 현금 500억원으로 바꿔 자녀 이경후·선호씨에게 나눠준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가운데 2006년부터 이경후·선호씨가 CJ그룹 계열사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지배력 강화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아들 선호씨가 지난 2006년 1월 그룹 계열사 CJ미디어(현 CJ E&M)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당 6512원씩 74억원(114만1965주) 어치의 주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씨는 이를 통해 단번에 지분 9.65%를 보유한 3대주주가 됐다. 당시 선호씨는 16살로 고등학생이었다.

검찰은 특별한 수입이 없었던 선호씨가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장이 사전에 무기명채권 500억원을 현금으로 바꿔 두 자녀에게 250억원씩 증여해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 자녀 고교생 신분으로 수십억 지분투자=이 회장의 딸인 경후 씨도 당시 대학생 신분으로 CJ미디어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6만9000여주를 매입, 지분율을 3.24%에서 3.83%로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CJ미디어는 케이블TV업체로 지난 2010년 CJ엔터테인먼트와 엠넷미디어, CJ인터넷 등과 합병하며 그룹의 간판 계열사인CJ E&M이 됐다.

특별한 수입이 없는 이 회장 자녀들의 지분 투자는 2006년 설립된 또 다른 그룹 계열사에서도 엿보인다.

이경후·선호씨는 당시 인천 굴업도 골프리조트 개발을 위해 설립된 씨앤아이레저산업 지분도 각각 20%, 38% 확보한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의 설립 자본금이 80억원으로 각각 16억원, 3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후 한차례 유상증자를 거쳐 자본금을 190억원으로 늘리는데 이를 감안하면 이경호·선호씨 투자금액은 각각 38억원, 72억원이 된다.

인천시 옹진군 소재 섬인 굴업도에 골프리조트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 회장도 지분 42%를 갖고 있는 등 오너 일가로만 주주가 구성돼 있다.

2005년 이경후 씨가 당시 20세 나이로 CJ제일제당의 전환우선주 5만9500주를 매수한 자금 출처도 논란거리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2010년에는 디지털방송업체인 CJ파워캐스트 주식을 이경후·선호씨가 이 회장으로부터 각각 12만주 씩 매입한 정황도 있다.

이 때문에 CJ그룹 오너 일가 비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는 앞으로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세금 탈루 여부는 물론 △자녀 증여세 탈루 의혹 △재산 국외 도피 가능성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 △비자금 정관계 로비 의혹에 이르기까지 검찰 수사는 단순 비자금 수사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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