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동양그룹의 주요 비금융 계열사들이 기업회생절차 즉, 법정관리를 법원에 신청하면서 해당 계열사들이 발행한 기업어음(CP) 또는 회사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에 대한 보호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동양그룹 계열사의 CP나 회사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대부분 기관투자자가 아닌 전문성과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라는 점이다. 향후 해당 CP 및 회사채를 판매한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 여부가 큰 쟁점이 될 전망이다.
동양그룹 CP 및 회사채 불완전 판매 논쟁에 있어 주목할 점은 그룹계열 증권사가 기관투자자들에게 팔지 못하는 부실 계열사 채무증권을 투자위험에 취약한 개인투자자에게 지속적으로 판매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 당국은 동양증권이나 소속 투자권유대행인이 계열사의 CP나 회사채를 판매함에 있어 고객의 투자성향 파악, 실명확인, 적합한 상품추천, 투자위험 고지 등 투자권유 준칙을 적절히 준수했는지를 면밀히 조사해 불완전판매의 피해자로 인정되는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조사나 집단소송으로 인한 법적 책임은 차치하고라도, 동양그룹 경영진은 계열사의 부실위험을 그룹계열 증권사를 통해 자본시장의 일반투자자에게 확산시켰다는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동양그룹 경영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 침체 상황에서 주력 계열사 구조조정을 게을리하고 기업 부실을 키웠다. 채권자인 은행권의 구조조정 압력을 피하기 위해 동양그룹 경영진은 자본시장으로 눈을 돌려 CP나 회사채 발행을 통해 기업운영자금을 조달했다.
문제는 동양그룹의 단기 채무증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투자부적격 상품이었기 때문에 기관투자자에게는 판매하기 어렵고 증권사들이 해당 채무증권의 판매를 꺼렸다는 점이다. 계열증권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투자부적격 채무증권을 시중에 유통시키고 기업부실 위험을 자본시장의 일반투자자에게 확산시키는 와중에도 동양그룹 경영진은 자신들의 보수를 지속적으로 인상했다. 이러한 점에서 동양그룹 경영진의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이번 동양그룹 부실 계열사 채무증권 판매 문제의 핵심을 단순히 증권사의 불완전 판매로만 본다면 이는 증상(symptom)에 대한 응급처방에 그치게 된다. 이번 동양그룹 사태의 근본 원인(cause)은 그룹계열 증권사가 그룹으로부터 독립된 중개기관으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투자자의 이익에 우선해 그룹 계열사의 이익을 추구하였다는 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즉 그룹계열 증권사의 모기업 그룹 종속성이 문제의 핵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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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양그룹 사태로 인해 동양증권의 자랑인 CMA 고객기반이 흔들리고 열악한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성과를 일구어가던 IB 영업 및 종합자산관리 강화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았다. 결국 동양그룹 사태는 그룹계열 증권사의 위기가 해당 증권사의 재무제표 등을 통해서는 포착하기 어려운 모기업 그룹의 경영위험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금융감독 당국은 이번 달부터 발효되는 계열사가 발행한 투기등급 채무증권 판매 금지 조치를 철저히 시행하고, 후속적인 관련 제도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 증권사의 대형화 또는 전문화를 유도하기 위한 국내 투자은행 육성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동양그룹 사태는 증권사가 모기업 그룹에 지나치게 종속적이었기 때문에 빗어진 결과다. 기업 의존도가 선진 자본시장에 비해 높고 독립성이 낮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의 투자의견은 '매수' 일색이다. 국내에 기업 그룹으로부터 독립된 경쟁력 있는 투자은행이 많을수록 '매도' 투자의견 등을 통해 기업부실이 자본시장을 통해 확산되는 사태를 방지하는 문지기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