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컨설팅사인 알릭스파트너스가 지난 7일 서울 한 호텔에서 기업 가치 창출을 위한 IT(정보기술) 투자 확대와 빅데이터 활용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주제 발표는 이 회사 보스턴 지사장이 맡았다.
알릭스파트너스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IT 부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지난 6개월간 미국과 유럽 기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IT 및 데이터 분석이 기업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IT를 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현상 유지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기업들은 가치 증대가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이같은 설문조사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을 진단했더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IT 투자 여력이 줄면서 저가 IT 프로젝트가 많아져 IT 품질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스마트기기 사용이 크게 늘면서 IT 혁신을 이끌고 있지만 기업들은 변화하는 IT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얼핏 보면 그럴듯한 얘기지만 외국의 설문조사 결과를 그대로 국내 기업에 적용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IT 투자가 얼마나 줄었는지, 국내 기업 경영진들이 IT를 현상 유지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한국 기업의 IT 환경이 뒤쳐지고 있다고 보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신용카드 고객 정보유출 사태로 IT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국내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부족하다 보니 국내 기업들이 미국이나 유럽 기업에 비해 얼마나 IT 경쟁력이 뒤쳐져 있는지 실감하기 어려웠다.
IT 투자로 어떻게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 제시한 방안 역시 평범했다. IT 투자 적임자를 찾아 건실한 데이터 분석 기반을 갖추기 위해 IT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은 별다른 전문가가 아니라도 해줄 수 있는 말로 들렸다.
외환위기 때 국내 기업들 사이에 유명 글로벌 컨설팅사를 고용해 경영 컨설팅을 받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전례 없는 큰 위기 속에서 유명하다는 선진국 컨설팅사의 진단이나 조언이라도 들어야 안심이 되던 때였다. 지금은 유명 컨설팅사에 대한 의존도가 줄었지만 혹 아직도 기업의 불안 심리를 파고 들어 컨설팅 장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