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투협, "소장펀드 광고에 최대 1억 내라" 논란

[단독] 금투협, "소장펀드 광고에 최대 1억 내라" 논란

오정은 기자, 정인지
2014.02.17 06:05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사업계에 공문 발송 "개별 상품광고도 아닌데...부담"

금융투자협회가 오는 3월 출시되는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의 광고 예산에 10억원을 배정하고 자산운용사에 분담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와 10명의 자산운용사 사장으로 구성된 소장펀드 출시준비단 태스크포스(TF)는 소장펀드의 홍보를 위해 10억원의 광고 예산을 출연키로 결정했다.

광고비 총액의 20%인 2억원은 금투협이 부담하고 나머지 8억원은 자산운용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는 방식이다. 배정안에 따르면 공모 주식형 및 혼합형 펀드 수탁고가 있는 운용사 42곳은 모두 최소 972만원 가량의 광고비를 지출해야 한다.

자산운용사에 부담해야 하는 광고비 8억원 중 4억원은 42개 운용사가 1/42씩 내고 나머지 4억원은 지난해 말 주식 및 주식혼합형 펀드 수탁고를 기준으로 나눠 내야 한다. 1사당 분담금은 최소 972만원 가량에서 최대 9300만원에 이를 예정이다.

더 큰 문제는 자산운용사들이 각자 출시할 소장펀드를 홍보하기 위해 광고비를 따로 지출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운용사들 입장에서는 금투협이 주도하는 소장펀드 홍보 광고와 자체 소장펀드 상품 광고에 이중으로 돈이 들게 된다.

아울러 수탁고 기준 광고비 분담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탁고가 많다는 이유로 광고비를 1억원 가까이 부담했는데 해당 자산운용사의 소장펀드가 잘 팔리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 경우 운용업계 공동 광고에 자금만 지출하고 소장펀드로 그만큼 수익을 못 올려 적자만 날 수 있다.

비과세 상품으로 지난해 3월에 출시된 재형펀드만 봐도 금투협이 요구하는 광고비 부담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3일 기준으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이 가장 많은 재형펀드는 한국밸류10년투자재형(채혼)으로 342억원 규모다.

문제는 수탁고가 가장 많은 한국밸류조차 현재 366억원의 순자산으로는 1년 운용보수(0.25%)가 9000만원 밖에 발생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펀드매니저 보수 등 펀드 운용에 드는 제 비용을 감안하면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길만한 수준이다. 설정액 2위인 KB재형밸류포커스30자(채혼)가 설정액 64억원 규모니 나머지 재형펀드는 모두 적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금투협은 이미 42개 운용사들에 공문을 발송하고 소장펀드 출시 여부와 광고비 납부 의사를 문의한 상태지만 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잘 팔릴지 알 수도 없는 펀드, 그것도 자사 개별 상품이 아닌 소장펀드 일반 광고에 돈을 내는 게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여의치 않아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는 10곳 가운데 3곳이 적자였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개별 상품이 아니라 소장펀드를 설명하는 광고라고 들었는데 이에 따른 효과는 대형사들이 누릴 수밖에 없다"며 "소장펀드는 출시할 예정이지만 광고비는 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장펀드를 출시하지 않는 운용사가 있거나 광고비 분담을 거부하는 운용사들이 생기면 나머지 운용사들의 광고비 부담이 늘어나거나 광고비 규모 자체가 줄어든다.

한편, 소장펀드 광고는 출퇴근 시간대에 MBC·KBS·SBS 라디오와 신문, 지하철 2호선 주요 17개 역사 스크린도어, 네이버 등 인터넷 포탈사이트 등을 통해 나간다.

10억원의 광고 예산은 3, 4, 5월 석달간 집행된다. 특히 출시 한 달 뒤인 4월에 가입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 10억원 가운데 5억원 이상을 4월에 지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펀드는 지난해 말 국회에서 세법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도입된 소득공제 혜택이 적용되는 펀드다.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매달 최고 50만원씩 연간 600만원을 5년 이상 납입하면 납입금액의 40%, 연간 최대 24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2015년 12월31일까지 가입분에 한해 소득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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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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