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간 깨지지 않았던 美증시 ‘XXX5년’ 미신

120년간 깨지지 않았던 美증시 ‘XXX5년’ 미신

미래연구소 강상규 소장
2014.03.16 14:30

[행동재무학]<56>다우지수와 수성(水星) 순환주기 10년의 미신

[편집자주]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 그림=임종철 디자이너
/ 그림=임종철 디자이너

주식시장이 효율적(efficient)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는 여러 증거들 가운데 하나로 캘린더 이상 현상(calendar anomalies)이 있다.‘1월 효과’(January effect),‘월말 효과’(Turn-of-the-Month effect),‘XXX5년 규칙’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XXX5년 규칙이란 12개 종목으로 구성된 미국 다우지수가 시작된 1885년을 기점으로 그 이후에 5로 끝나는 연도(예: 1895년, 1905년, 1915년 등)엔 다우지수가 절대 하락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말한다.

하지만 XXX5년 규칙은 현재와 같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ow Jones Industrial Average)가 시작된 1896년 이후부터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그 이전엔 여러 산업의 평균 지수가 아닌 주로 철도 종목 위주의 단일 지수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1885년부터 다우지수는 5로 끝나는 연도에 한번도 하락하지 않았다. 게다가 오늘날의 다우지수가 처음 만들어진 1896년 이후엔 1965년을 제외하곤 5로 끝나는 매 연도에 다우지수는 20%가 넘게 올랐다. 1965년의 상승률은 10.9%에 그쳤다.

XXX5년 규칙에 대해선 여러 가지 해석이 있는데 그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점성술(astrology)에 근거한 설명이다. 현대판 노스트라다무스라 불리는 잭 길런(Jack Gillen)는 수 십년간 행성의 주기에 근거해 美증시의 움직임을 예측, 설명해 왔는데 그의 책 『The Key to Speculation on the New York Stock Exchange(2009)』에서 XXX5년 규칙을수성(水星, Mercury)의 10년 순환주기설(return cycle)로 설명한다.

길런에 따르면, 순환주기란 한 행성(planet)이 똑 같은 위치에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수성이 10년 순환주기를 갖는다는 얘기는 수성이 (한 사람의) 출생 때 위치한 자리로 다시 돌아오는데 10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길런은 이러한 수성의 10년 순환주기를 따라 1895년에 시작된 다우지수가 매 10년째가 되는 해인 XXX5년엔 하락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여러분은 점성술에 근거한 길런의 수성 10년 순환주기 해석에 대해 어이없어 할 지 모른다. 그러나 수성 10년 순환주기가 단순히 우연(purely coincidental)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엔 100년 넘게 깨지지 않은 다우지수의 XXX5년 규칙을 마땅히 설명할 더 설득력있는 반론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처음엔 어이없다고 치부해 버렸던 수성 10년 순환주기 가설을 사람들은 해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많이 믿게 되었고 심지어 이를 과학적 규칙이라고 확신을 가지는 사람들도 나타나게 됐다.

그러다 2005년, 다우지수가 탄생한지 120년째 되던 해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0.61% 하락 마감했다.

그 해 폐장 전날까지만해도 다우지수는 소폭 상승 마감하는 듯 했지만 폐막일에 하락, 결국 XXX5년 규칙은 깨지고 말았다. 120년간 지켜져 오던 XXX5년 규칙이 한순간에 미신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당연히 수성 10년 순환주기설도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질 수가 없게 됐다.

XXX5년 규칙과 같이 많은 주식투자자들이 과거의 특정 주가 패턴을 보고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려 한다. 엘리어트 파동이론, 챠트 분석 같은 게 그런 부류다. 그러나 XXX5년 규칙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믿음도 결국 미신으로 끝나고 만다.

그래도 여전히 수성 10년 순환주기설을 믿는 사람들이 다우지수가 비록 2005년 하락 마감했지만 오는 2015년엔 반드시 상승 마감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처럼, 주식시장에는 또 다른 미신을 믿은 많은 사람들이 아무리 미신으로 밝혀져도 여전히 자신의 믿음을 버리지 않고 용감하게(?) 주식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정말 슬픈 것은 이들은 미신이 아니라 과학이라 믿고 있다는 점이다.

혹시 여러분도 미래의 주가가 과거의 패턴대로 혹은 자신의 믿음대로 움직일 거라고 맹신하고 주식투자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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