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펀드·펀드슈퍼마켓, 투자 촉매제 될 것"

"소장펀드·펀드슈퍼마켓, 투자 촉매제 될 것"

대담=권성희 증권부장, 정리=임지수
2014.03.17 06:17

[머투 초대석]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는 연소득 5000만원 미만의 직장인들에겐 자산을 불려주는 효자상품이 되고 금융투자업계엔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박종수(68,사진)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머니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소장펀드가 절세형 재테크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자산운용업계, 나아가 자본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장펀드는 연소득 5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가 연간 600만원을 납입하면 240만원(40%)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소득공제 혜택만으로도 소득구간에 따라서 투자금액 대비 6.6~10.6%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 연금저축의 소득공제 혜택이 세액공제 방식으로 변경돼 소장펀드는 새로 가입할 수 있는 유일한 소득공제 상품이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기범 기자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기범 기자

-오늘(17일)부터 소장펀드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소장펀드 도입을 추진할 때부터 투자자들의 자산 형성에 도움을 주고 금융투자업계 발전을 도모하는 상품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만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큽니다. 소장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와 판매하는 증권사 모두 소장펀드를 금융투자업계의 불황을 타개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가 큰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온라인에서 다양한 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펀드온라인코리아, 일명 펀드슈퍼마켓도 4월초에 출범합니다. 다만 판매되는 펀드가 1000개가 넘어 투자자들이 어떻게 고를지, 불완전판매 이슈는 없는지 우려도 있는데요.

▶리스크에 따라 등급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투자정보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독립형 금융상품자문업자(IFA) 제도도 오는 6월 안에 도입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IFA는 특정한 운용사나 증권사, 은행 등에 소속되지 않은 채 투자자에게 펀드를 자문해주고 상담해주는 사업자를 말합니다. IFA 제도가 도입되면 미국과 영국처럼 IFA가 판매사와 투자자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면서 불완전판매 이슈가 해소돼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증권사들은 펀드를 판매하는 경쟁사가 하나 더 생겼다는 점에서 펀드슈퍼마켓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증권사와 펀드슈퍼마켓이 펀드 판매를 놓고 서로 경쟁하기보다 각자가 서로 열심히 해서 시장의 전체 파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펀드 투자자 저변이 확대되면 증권사에도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거죠. 그동안 증권사들이 온라인 펀드 판매에서 큰 성과를 올리지 못했던 만큼 펀드슈퍼마켓 출범을 계기로 기존의 온라인 펀드몰을 개선해 온라인 판매에 관심을 쏟는다면 업계 발전을 위해 긍정적이라고 판단합니다.

-얼마 전 '한-이스라엘 벤처투자포럼'이 한국에서 개최됐습니다. 한국의 벤처투자를 성공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자본시장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스라엘 벤처캐피탈은 글로벌IB(투자은행)와 협업을 통해 효과적으로 기업을 발굴하고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특히 M&A를 통한 자금 회수가 많습니다. 반면 한국 벤처캐피탈은 M&A를 통한 자금 회수가 미미합니다. 이런 점에서 국내 벤처투자를 활성화하려면 M&A를 통한 자금 회수를 좀더 장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외국 기업에 국내 벤처기업이 인수돼 넘어가면 기술 유출의 문제가 있는 만큼 국내 대기업이 벤처기업에 관심을 기울여 적극 인수해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한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대기업이 벤처기업의 기술을 빼앗아간다는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대기업이 돈도 많고 규모도 크니 작은 벤처기업에 좀더 양보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되면 대기업은 신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을 확보하게 되고 벤처업계로선 대기업 자금이 흘러 들어와 신기술 투자에 다시 쓰이게 되니 서로 서로 좋은 것이죠.

-저금리·저성장으로 투자 분위기가 보수화되면서 자본시장이 활력을 잃어가는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수십년간 있으면서 지금처럼 업계 전체가 구조적으로 어려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볼때도 지금의 저금리·저성장 역시 처음입니다. 어떻게 보면 저금리·저성장은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거쳐야 하는 과정인데 이에 대한 사전준비가 충분치 않아 더 어렵게 느껴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지금까지 증권사는 증권사대로, 운용사는 운용사대로 천편일률적인 모델을 가지고 경쟁했는데 극심한 불황을 겪으면서 각자 강점을 가진 부분을 특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정부도 증권사와 운용사들이 다양성을 부각시켜 차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면 시장에 변화가 오면서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업계가 내부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신경 쓰면서 투자자 중심의 시장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앞장 선다면 신뢰가 회복되면서 충분히 회생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 완화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떤 규제 완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보십니까.

▶어느 하나를 건드린다고 해서 시장이 금방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무엇보다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합니다.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파생상품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은 물론 헤지거래의 어려움으로 현물시장까지 타격을 받아 거래대금이 급감했으니까요.

현재 금융투자협회는 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업계의 모든 규제들을 세밀한 부분까지 사례 중심으로 조사하고 있는데 상반기 중에 종합적으로 정리해 정부에 건의할 예정입니다. 특히 과거 증권거래법과 선물거래법,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등이 자본시장법으로 통합되면서 기존의 시행령이 법으로 승격되거나 너무 세부적인 내용까지 법으로 규정되는 등의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했습니다. 이런 부분을 세밀하게 조사해 시행령으로 둬도 될만한 규정들은 법에서 빼달라고 제안할 계획입니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기범 기자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기범 기자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이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는 없습니다.

▶해외 금융시장도 국내만큼 경쟁이 심합니다. 국내든, 해외든 금융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인데요, 국내 돈벌이가 시원치 않으니 해외에 나가보자는 식으로는 성공할 수가 없는 거죠. 해외에서 사업을 하면서 규모라든지, 인력이라든지, 상품 설계라든지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을 가지고 해외로 나가 돈을 벌 것인지 국내에서 먼저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내에서 서로 경쟁하다 보면 특화되는 부분이 나오게 되고 그러다 보면 각자 자신있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키워 해외로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됩니다.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기관투자가의 비중은 약 13%로 30~40% 수준인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너무 낮습니다. 기관 비중이 높아져야 증시가 외국인들의 매매에 덜 흔들리게 되고 자금도 장기화하면서 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집니다. 자본시장에서 기관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분산돼 있는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의 유보금이나 대학교의 기금, 각종 공제회 자금 등을 투자 풀 방식으로 모아 운용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각 기관 입장에서는 자금 규모가 작을 경우 아무래도 위험자산에 투자하기가 꺼려지게 되고 효율적인 자산 배분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자금들을 모아 크게 만들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가 훨씬 용이해지고 운용의 안정성도 높아지는 거죠. 이렇게 기관이 커져서 주식을 포함해 증권사들이 만들어내는 각종 구조화 상품에 투자해주면 증권사들의 글로벌 경쟁력도 키우는 계기가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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