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인구가 국력인 시대, 한국의 미래는?

[우리가 보는 세상]인구가 국력인 시대, 한국의 미래는?

최석환 기자
2014.06.23 07:16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인구가 한번 감소하면 출산율이 올라가는 국가는 단 한곳도 없습니다."

최근 만난 '유엔미래보고서 2040'의 저자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는 "모든 미래예측은 인구변화를 기초로 이뤄진다"며 이 같이 단언했다. 특히 "미국의 국가정보위원회는 인구가 국력이라는 법칙이 미래에 적용, 인구가 많은 나라가 가장 빨리 성장해 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인구감소가 시작된 국가는 예외 없이 국력이 쇠퇴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저출산·고령화 국가로 장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은 물론 2020년에 최대 규모의 인구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2050년경 인구수로 중국으로 앞설 것으로 예측되는 인도 등을 예로 들었다.

박 대표의 언급을 감안하면 한국이 처한 현실은 심각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최근 발표한 '월드팩트북'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은 1.25명이다. 분석 대상 224개국 가운데 219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선 꼴찌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를 의미하는 조출생률도 8.26명으로 세계 224개국 중 220위에 그쳤다.

통계청이 내놓고 있는 자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19명에 그쳐 전년(1.30명)보다 0.11명 줄었다. 2001년 이후 합계출산율 1.3명 이하인 초(超)저출산국가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조출생률은 8.6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령화 속도도 문제다. 한국은 2018년 고령사회(노인인구비율 14% 이상), 2026년 초고령사회(노인인구비율 20% 이상)로 진입하게 된다. 일본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각각 24년과 11년이 걸렸지만, 한국은 각각 18년과 8년에 불과해 고령화 속도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 만큼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는 정부의 인구대책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오죽하면 우리보다 사정이 나은 일본 정부도 사상 처음으로 '경제·재정 운용지침'에 '50년 후에도 인구 1억명을 유지한다'는 중장기 인구 목표를 명시키로 결정했을까.

그러나 우리 정부의 인구정책은 한심한 수준이다.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1·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세워 100여개의 과제를 추진해오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8년간 이 계획에 들어간 예산만 100조원이 넘는다. 국내총생산(GDP) 중 차지하는 예산 비중도 2006년 0.52%(4.5조원)에서 지난해 1.93%(24.6조원)로 높아졌다. 특히 10조원의 예산을 저출산 분야에 투입하고 있지만 합계출산율은 여전히 OECD 최저 수준이다.

이삼식 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본부장은 "현재의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미래의 사회보장부담도 줄어들어 세대간, 계층간 갈등이 적어지는 세상을 기대하기 위해선 인구정책 중 미흡한 부분에 국가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가 소멸되는 1호 국가로 한국을 지목한 데이빗 콜먼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교수의 예언이 적중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이제 우리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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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산업1부장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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