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0일 장중 2090선을 돌파하면서 2100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최근 4거래일동안 55.99포인트 오르며 강한 상승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는 코스피를 놓고 시장 일각에서는 '대세 상승장'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상승세의 동력원 역할을 하고 있는 배당 기대감만으로는 지속적인 지수 상승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6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한 가운데 시장 상승 에너지의 중심에는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박석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경환 경제팀은 배당을 증시 부양의 촉매제로 삼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며 "한국정부의 확고한 의지에 자극받은 외국인들이 최근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등 지배구조 핵심 주식들과 은행주를 집중 매입하고 있는 것도 배당 키워드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배당 확대 기대감은 '무거운' 종목들도 들어 올렸다. 증시에 상장돼 있는 에너지 공기업 5곳은 이날 모두 주가가 올랐다. 한국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는 각각 7.73%, 6.27% 급등했고 한국전력과 한전KPS도 각각 2% 이상 올랐다. 정부가 대주주인 한국전력,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의 배당은 기획재정부가, 한전KPS와 한전기술은 대주주인 한전이 결정한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배당에 대한 배당정책은 현 시점에서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최근 여건을 감안해 볼 때 지난해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시장은 코스피가 연내 2200포인트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박스권을 넘어 대세 상승장세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은 곳곳에서 나온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수 확대와 국내 수급 개선 효과로 3분기 중 올해 주가순자산비율(PBR) 1.05배인 2100포인트까지, 올해 말까지 22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펀드매니저들도 긍정적인 시각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성장과 어닝 모멘텀은 없지만 '낮은 배당'이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증시가 상승하고 있다"며 "잠시 숨 고르기할 가능성이 있지만 정책들이 제대로 시행된다면 적정 수준까지는 레벨업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현재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1247조원인데 올해 상장사들의 예상 영업이익은 85조원으로 추정된다"며 "채권에 비해서도 주식이 저평가돼 있어 영업이익이 예상치에 부합한다면 앞으로 10%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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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사장은 "수출 환경이 불투명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한국증시의 투자 매력은 낮아졌지만 정부가 강하게 내수 부양에 힘쓰고 있고 실제로 내수가 돌아서는 모습이 확인되면 외국인투자자고 국내 증시를 지속 매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대세 상승장이라고 판단된다"며 "외국인들의 코스피 매수세는 하루이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 은행 등 그동안 부진했던 기업들의 실적이 2분기에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정부가 배당 확대 정책을 펼치면서 국민 가처분 소득 증가, 내수 경기 활성화, GDP 상승 등 경제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말레이시아 증시도 배당수익률이 4%대인데 한국 증시는 1%대에 불과하다"며 "현금을 쥐고 있는 대기업들이 배당을 늘린다면 코스피지수는 연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전무는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송 전무는 "대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이 3%로 올라가고 개인들에게 배당 세금 혜택을 준다면 정기 예금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현금 여력이 있는 금융주, 삼성그룹, 현대차 그룹이 상승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환율 움직임도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송 전무는 "금리 인하 후 원/달러 환율이 1030원을 웃돌면 IT(정보기술), 자동차주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급하게 올라 잠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조정 이후에도 외국인 매수가 이어진다면 코스피지수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배당 확대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결국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의 배당성향이 중요하다"며 "이들 기업의 경우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고 업황 부침이 심해 자사주 매입은 기대할 수 있지만 배당 성향을 급격히 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박 팀장은 "국내 증시가 장기 박스권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지만 배당에 의한 증시 부양 효과는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며 "배당 확대 기대에 따른 심리 제고 효과의 유효기간은 올 하반기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