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민연금, 주식투자 새판 짠다

[단독]국민연금, 주식투자 새판 짠다

심재현 기자, 김성은
2014.08.04 06:11

40여개 증권사에 배당 확대시 수익률 변화 등 조사분석 의뢰…투자 포트폴리오 변화 조짐

국민연금이 정부의 기업배당 확대 정책에 발맞춰 국내 주식투자 전략 수정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31일 국내 거래증권사 40여곳에 배당 확대 정책이 증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 기업 이익의 일정 수준 이상을 배당에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기업소득환류세가 도입될 경우 상장사 배당수익률과 시장가치가 어떻게 변할지를 점검해달라는 게 골자다.

국민연금은 각 증권사에 분석 결과 외에 결과 도출에 사용한 산식 등을 포함한 원데이터까지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통상적인 리서치리퀘스트"라고 하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국민연금이 주식투자 비중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출한 분석 결과는 배당성향과 기업의 성장률, 주주 요구수익률 등에 따라 적잖은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수익률 제고의 일환으로 주식투자 비중 확대를 시도해왔다. 지난 5월 확정한 중기 자산배분안에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19.7%에 그쳤던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2019년 2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갓 넘는 저금리기조에서 안정성만 따져 채권비중을 높게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국민연금 안팎의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연말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최대 24조원을 추가 투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예정된 국내 주식투자 목표 규모(96조8656억원·전체 자산의 20%)를 시장상황에 따라 '-5~+5%포인트'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 규모를 늘릴 경우 배당 요구에 소극적이었던 국민연금의 투자 스타일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연기금이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배당 확대를 요구할 경우 단기매매차익을 반환해야 하는 이른바 '10%룰'에 대해 정부는 개정을 예고한 상태다.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0.85%로 2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줄곧 1%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260여개 상장사에서 받은 배당금은 71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다른 연기금이 주식시장 동반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공무원연금과 교직원공제회 등이 하반기 주식투자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연기금의 주식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3년 동안 배당수익률이 높은 업종은 통신서비스(4.40%), 유틸리티(2.60%), 금융(1.50%) 순으로 국민연금의 보유지분이 높은 업종과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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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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