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稅테크' 달라진다···배당주에 '러브콜'

슈퍼리치 '稅테크' 달라진다···배당주에 '러브콜'

오정은 기자
2014.08.06 18:09

[세법개정안]역외탈세는 '엄벌'....퇴직연금 활성화 기대감

지난 몇 년간 세법개정안이 나올 때마다 두려움에 떨었던 슈퍼리치들이 올해는 한 숨 돌리게 됐다. 최경환 경제팀의 2014년 세법개정안에는 배당주 및 퇴직연금 투자를 장려하는 선물이 담겨 있었다.

6일 정부가 발표한 '2014년 세법개정안'은 근로소득증대세제와 배당소득증대세제, 기업소득환류세제라는 3대 패키지로 구성됐다. 당근과 채찍을 동원해 기업이 쌓아둔 유보 현금을 가계로 돌려 내수를 부양한다는 정부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정부 정책이 개인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적극적인 방향으로 간다는 것 자체가 매우 고무적이다"며 "개정안의 배당소득 증대 세제 기준은 충분히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내수 경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은 배당 늘리고, 투자자는 소득이 늘고"=배당소득 증대세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상장주식의 배당소득세(원천징수세율)를 현행 14%에서 9%로 인하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액 배당주 투자자들은 실질 배당 수익이 증가하게 됐다.

예를 들면 5000만원 규모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가 2% 수준의 시가배당으로 100만원을 받을 때 내야할 세금은 14만원에서 9만원으로, 총 5만원 줄어들게 된다.

종합과세 대상자의 경우 25%의 선택적 분리과세를 허용했다. 최대 38%의 세율을 적용받던 슈퍼리치, 대주주도 세 부담이 크게 줄게 된 것이다. 25% 분리과세만으로도 종합과세 대상자인 슈퍼리치가 배당주 투자를 늘릴 요인은 충분하게 됐다.

최자영 신영증권 패밀리오피스 세무사는 "그간 배당 세금 부담이 컸던 자산가들이 배당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며 "분리과세 적용시 의료보험료 경감 효과까지 발생하므로 슈퍼리치의 배당주 투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간 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대주주의 경우 그간 배당을 많이 주고 싶어도 소득세가 38%에 이르러 배당을 많이 할 수 없었지만, 25%의 분리과세 세율 적용시 부담이 크게 줄게 됐다.

특히 가업승계를 앞두고 자녀에게 배당으로 지분 장내 취득을 유도하고자 했던 대기업 오너일가의 적극적 배당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업승계를 준비하는 기업은 향후 3년간 배당 증액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배당소득 증대세제를 적용받는 곳은 △시장평균 배당성향·배당수익률 120% 이상 & 총배당금액 증가율 10% 이상 상장주식 △시장평균 배당성향·배당수익률 50% 이상 & 총배당금액 증가율 30% 이상 상장주식이다.

2013년도 결산 기준 코스피 평균 배당성향은 약 20%, 평균 배당수익률은 1.1%였다. 즉 24% 이상의 배당성향과 1.3%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유지하고 전년비 10% 이상의 배당금을 증액한 기업에 한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니면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은 낮아도 총 배당금을 30% 이상 증액하면 된다.

◇중산층의 퇴직연금 추가불입 기대=중산층을 겨냥한 '사적연금 가입 촉진을 위한 퇴직연금 세액공제 납입 한도 확대'도 금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에서 정부는 근로자의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세액공제 대상 퇴직연금 납입 한도를 300만원 추가 확대키로 결정했다. 현행법에서는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을 합산해 총 400만원을 세액공제 한도로 규정하고 있는데 기존 400만원에 퇴직연금 한도를 300만원 증액한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연금에 400만원까지 최대 한도로 납부하던 직장인이 DC형 퇴직연금 계좌에 개인적으로 300만원을 불입할 경우 연간 700만원까지 세액 공제가 가능하다. 700만원에 대한 12% 세액공제금은 84만원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개인연금을 400만원 한도까지 꽉 채워 투자해왔던 사람은 DC형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300만원을 추가 납입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퇴직연금 IRP 계좌를 통해 투자해왔던 경우는 개인연금 가입으로 추가 소득공제를 노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퇴직연금의 수혜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계층별로는 400만원 한도까지 개인연금을 납입하고, 추가로 300만원 불입이 가능한 중산층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퇴직연금마케팅 팀장은 "개인연금은 이미 400만원 한도를 꽉 채워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번 개정으로 퇴직연금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여력이 있는 개인은 퇴직연금 추가불입을 통해 혜택을 누릴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전망이다. 퇴직연금의 전체 자산 가운데 원리금 보장 상품 비중이 94%에 이르러서다.

◇역외 탈세는 '엄벌'=이번 개정안에서 정부는 해외 거주자를 가장한 탈세를 방지하기 위한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모호했던 거주자 판정 기준을 '183일 이상 거소를 둔 개인'으로 규정하고 증여세가 낮은 국가를 이용한 해외 편법증여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을 강화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현행법에서는 국외 재산 증여시 증여세 특례에 의해 외국에서 증여세가 과세될 경우 국내는 면세를 적용해왔다. 개정안에서는 수증자가 증여자의 특수관계인인 경우 국내 과세로 변경하고 외국에서 납부한 세액을 공제토록 했다.

또 해외 금융계좌 미신고시 과태료와 벌금을 대폭 인상했고 국제 거래가 수반되는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무려 60%의 가산세를 물리기로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세 당국이 해외 계좌를 얼마나 적발, 관리할 수 있을지 실효성 문제가 있지만 해외 금융계좌 감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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