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가입하면 우대금리" 당국 퇴직연금 불법마케팅 제동

[단독]"가입하면 우대금리" 당국 퇴직연금 불법마케팅 제동

조성훈 기자
2014.09.04 06:30

[연금강국 코리아]특별이익 제공행위 만연, 공정경쟁 저해 지적...당국, 퇴직연금 모범규정 정비

지난 5월 한 은행이 퇴직연금 전환사업장에서 가입자에게 배포한 팜플렛. 독점점 우대금리 제공사항이 포함되어있다.
지난 5월 한 은행이 퇴직연금 전환사업장에서 가입자에게 배포한 팜플렛. 독점점 우대금리 제공사항이 포함되어있다.

이르면 내달부터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가입자에 신용대출 우대금리 등 특별이익을 제공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특별이익 제공 행위가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본지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이 모범규준 정비에 나선 결과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3일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저금리 신용대출을 약속하는 것과 같은 특별이익 제공 행위가 빈번해 사업자나 업권간 공정 경쟁이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퇴직연금 사업자 업무처리 모범규준(이하 퇴직연금 모범규준)에 구체적인 특별이익 제공 사례들을 적시, 사업자들의 공정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범규준 정비는 이달안에 마무리되는 대로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대형 은행 2곳은 올해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한 사업장(기업)에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자사 퇴직연금에 가입하면 각각 연 최저 3.88%, 3.95%의 저금리 신용대출과 우대금리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관련기사 본지 5월 22일자 1면 '막나가는 퇴직연금, 불법우대금리 버젓이' 참조.

대형 은행들이 제시한 금리는 은행연합회 공시 일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5~6%대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권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이같은 은행권의 영업 행태가 불법으로 빈번하게 일어나는데도 당국의 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려왔다. 현행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르면 퇴직연금 사업자는 가입자 또는 사용자(기업)에게 특별한 이익 제공을 약속할 수 없다.

퇴직연금 감독 규정에도 '여수신 금리 우대' 등 퇴직연금 이외의 거래에 통상 거래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수 없도록 명시했다. 특별이익(사업장이나 개인의 비용, 경제적편익, 우대수익률 등)을 제공하면 시장 질서를 저해하고 과당경쟁이 조장된다는 취지다. 법규 위반시 3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특별이익 해당 여부를 적발하거나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가령 법규상 적시된 '통상의 거래보다 유리한 거래 조건'이라는 구절에 대해, 은행들은 퇴직연금 가입은 신용카드나 급여통장 개설과 같은 교차판매의 하나로 간주되는 만큼 통상의 거래와 차이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금융당국은 대출금리를 결정하는데 급여와 주거래은행, 해당 은행의 다른 상품 가입 여부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퇴직연금 가입자를 유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행위는 불법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를 모범규준에 사례별로 구분해 금지 행위로 적시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광고 팜플렛에 퇴직연금에 가입하면 각종 대출(신용, 주택담보, 전세, 자동차 등)시 우대금리를 제공하거나 기존 대출금리를 낮춰주고 대출한도를 높여주거나 중복대출,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는 사실을 적시해 가입 대상자에게 배포하는 행위나 이를 영업 담당자가 홍보해 가입을 유인하는 행위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범규준은 강제성은 없지만 최근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강한 만큼 미준수 사업자에 대해서는 필요시 테마 검사 등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퇴직연금 사업자 관계자는 "퇴직연금 가입자에 대한 컨설팅이나 수익률 관리에 힘써야 할 유력 사업자들이 대출 등에서 이점을 활용해 가입자 유치에만 목매고 사후관리에는 소홀한 현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국의 엄정한 감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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