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힘 없는 기관, 외국인 전성시대

[기자수첩]힘 없는 기관, 외국인 전성시대

김은령 기자
2015.01.08 15:32

한 대형증권사가 최근 법인영업부를 지원하던 리서치센터 스몰캡 팀을 지점 지원 리서치 팀에 통합했다. 스몰캡(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다소 감소한 점도 반영됐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이 장기간 위축되면서 법인 영업부 실적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주식형 펀드 시장은 2008년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011년말 100조원을 돌파했다 매년 감소해 지난해 말 79조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국내 증시에서 기관투자자의 큰 축인 펀드가 갈수록 힘을 잃으며 외국인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이 사면 지수가 오르고 팔면 내리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에 따라 지수가 오르내리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투신 등 국내 기관의 역할도 만만치 않았다. 2011년에 국내 증시에서 투신이 주도해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장세를 이끌었던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기관투자자의 시장 지배력은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 연말부터 본격화한 하락장에서 투신과 연기금 등 국내 기관이 꾸준히 매수세를 보였지만 지수 하방을 지지하는 버팀목이 되지는 못했다.

지수 하단 지지선이 무너지면 급증했던 펀드 자금도 옛말이다. 1900선이 밀린 지난 6일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42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전일(256억원 순유입)이나 지난달 31일(654억원 순유입)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이다.

증시에서 기관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미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낮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기관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6.1%(2013년말 기준)로 미국(47.1%) 영국(55.6%) 일본(29.7%)에 비해 낮다. 반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은 33% 수준이다. 외국인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행히 정부에서 기관투자자 육성을 중심으로 한 정책 대안을 내놓았다. 국내 수요 기반이 약해 외국인 자금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정부의 정책 의지가 기관투자자 역할 증대로 이어져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이 강해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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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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