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넥슨 제안 사실상 거절..지분경쟁 일어날까

엔씨소프트, 넥슨 제안 사실상 거절..지분경쟁 일어날까

김도윤 기자
2015.02.13 10:30

엔씨소프트, 자사주 소각 거절…"지분 매입 벌여질 경우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 신호탄 될 것"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주주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가운데 경영권 분쟁의 승기를 잡기 위한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지분 매입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엔씨소프트와 넥슨 간 합의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권 분쟁의 '진짜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증시에서엔씨소프트(227,500원 ▲6,500 +2.94%)는 전일대비 6500원(3.10%) 내린 20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1월 27일 넥슨이 지분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면서 다음날인 28일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상한가에 진입(21만7000원)한 뒤 주가는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 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최근 엔씨소프트 주가가 약세인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 넥슨 대표 간 합의로 이번 사태가 본격적인 싸움 없이 마무리 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택진 대표와 김정주 대표의 합의는 지분 블록딜 가능성을 의미한다. 2012년 김택진 대표가 넥슨에 매각한 지분 14.9%를 넥슨으로부터 적절한 가격에 다시 사들이는 선에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주요 주주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점, 넥슨이 성장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요구한 자사주 소각에 대해 분명한 거절 의사를 나타내는 등 주요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1일 윤재수 엔씨소프트 전무는 "자사주는 투자나 M&A 등에 중요하게 쓰일 자산"이라며 "소각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더구나 엔씨소프트가 지난 10일 공시한 주주총회소집결의에도 넥슨의 주주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3월 27일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 김택진 대표 사내이사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만 명시했다. 넥슨이 요구한 자사주 소각, 부동산 매각, 비상임이사 보수공개 등에 대해 검토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파악된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자사주(9%)의 경우 향후 우호세력에 매각하는 방법 등을 통해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엔씨소프트의 결정이 눈길을 끈다.

넥슨이 실적 성장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량 게임을 보유한 엔씨소프트에 대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넥슨은 지난해 매출액이 1조6391억원으로 전년대비 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314억원으로 같은 기간 1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선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이미 물밑에서 지분 매입 경쟁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두 회사 간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진다면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엔씨소프트 측에선 김택진 대표가 김정주 대표의 지분을 되산다고 가정할 경우 지분율이 25%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추가적인 지분 매입은 필요없는 상황이다. 또 넥슨 입장에서도 합의된 가격에 되팔겠다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엔씨소프트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 매입하는 주식은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두 회사가 지분 매입을 진행한다면 이는 상대방을 압박하고 다른 주주들로부터 명분을 얻으려는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 7명의 등기임원 중 5명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정기주총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의미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인다면 이는 결국 본격적인 경영권 다툼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주주제안을 거절하고 넥슨의 실적 성장이 정체돼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진짜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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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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