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디렉터]조진우 V&S투자자문 부대표

얼마전 필자는 외국 투자자와의 저녁 자리에서 익숙한 질문을 받았다. “당신이 보기에는 남북통일이 된다면 한국증시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는가?” 또한 “한국을 둘러싼 강대국들간의 영토분쟁 및 긴장감 고조로 인한 무력충돌사태 및 전면전의 우려는 없는가?”
정치분석 전문가가 아니라는 전제를 하고 필자는 조심스럽게 두번째 질문에 대한 견해를 다음과 같이 먼저 전했다. “한국에서 다시 한 번 대규모 전쟁이 발생하는 것은 주변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국가별 분쟁요소들이 아직 존재하나 이것이 한국에서의 대규모 전쟁으로 이어지리라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평화적인 남북통일을 투자자로서 어떻게 전망하고 대처하여야 할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수치를 근거로 답했다. “우선 남북의 현재 단순 비교시 북한의 연간 경제 규모는 남한의 40분의 1수준이며 이 격차를 좁히는 비용을 통일 비용으로 가정한다면 세계적인 안보연구소에서 1000조원 이상의 비용을 추정한바 있다. 이는 결국 국민의 세금 증대 및 재정적인 부담으로 다가 올 수 밖에 없다. 반면 북한은 남한대비, 출생률이 2배이고, 평균 연령도 남한의 41세 대비 34세로 현저히 젊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서 급속히 진행되는 남한의 고령화에 해답을 줄 수 있다. 특히 100만이 넘은 북한군인들의 노동력은 통일한국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면 새로운 중산층의 탄생을 통한 내부 소비 성장 및 7000만명 이상의 인구를 기초로 한 소비경제는 또다른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이다. 또한 한 연구소의 추정치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천연자원(희토류 포함)의 가치는 수 천 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남한의 앞선 첨단 기술과 북한의 풍부한 자원 및 노동력의 결합은 통일 한국의 경쟁력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기회다. 이에 필자는 남북통일 시 단기적인 (수개월에서 수년이 될 수도 있지만) 조정 및 변동성 확대는 예상되나 장기적인 한국 시장의 재평가 기회로 본다”.
물론, 이렇게 대답하고도, 개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과연 우리 정부 및 경제 주체들은 이 문제를 얼마나 진지하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가?”라고 자문해 본다. 단순히 인기몰이성 발언 또는 펀드 조성이 아니라 정말 국가의 100년 대계로 남북통일이 의미하는 기회와 비용을 분석하고 시장 참여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소의 시행착오 및 혼란을 통해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경제 통합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가?
적어도 필자는 아직까지 뚜렷한 방향성을 들어보지 못했다. 물론 하루 아침에 준비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다뤄야 할 사안의 방대함과 복잡성은 지금 국회에서 오가는 비생산적인 논쟁에 비교하면 사상초유의 중대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더 늦기전에 지금이라도 이 엄청난 위기이자 기회 일 수 있는 한국 현대사의 최대 이벤트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