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그리스 사태로 술렁…'그렉시트' 외면의 대가

美 증시, 그리스 사태로 술렁…'그렉시트' 외면의 대가

김지훈 기자
2015.06.30 11:53

뉴욕증시, 그리스 사태 해법 도출 전까지 높은 변동성 전망…주가 조정 받을 것

미국 뉴욕증시가 그리스 사태로 술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뉴욕증시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리스크(위험)를 외면한 채 거침없이 질주했었던 대가를 치를 차례라고 경고했다. 다만 미국 경제의 건전한 펀더멘탈(기반여건)을 근거로 그리스발 악재가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경제전문채널CNBC는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그리스 사태의 해법이 도출되기 전까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미카엘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수석 시장 전략가는 "뉴욕증시는 기본적으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태로 움직여 왔다"며 "그러나 그간 주가에 리스크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며 이날도 크게 반영된 게 아니다"고 경고했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인 다우존스, S&P500, 나스닥지수는 모두 전 거래일 대비 2% 안팎 하락 마감했다. 이날 다우존스는 350.33포인트 하락한 1만7596으로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최근 3년 간 두 번째로 큰 낙폭이다. 일명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는 이날 연중 최대폭인 36%까지 상승했다. 앞서 마감한 유럽증시도 그리스 사태로 타격을 입었다. 독일 증시는 3.6% 급락했고 프랑스 증시는 3.7% 떨어졌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엔화 강세의 여파로 2.9% 하락했다.

지나 아담스 웰스파고 기관투자 전략가는 "거래 방식을 비롯한 모든 사안들에서 그간 시장이 그리스 사태에 대해 믿기 어려울 만큼 안심해 왔음이 시사됐다"며 "지난주에는 불확실성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으며 주가는 향후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채권단은 지난 27일 그리스에 대해 오는 30일로 시한이 끝나는 72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마지막 분할금을 집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의 구제금융 집행이 없으면 그리스는 IMF에 대한 채무 상환이 불가능하다. 채무 상환에 실패한 그리스는 사실상 디폴트 수순에 돌입하게 된다. 그리스의 디폴트는 그렉시트를 촉발할 수 있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아테네 현지시간 새벽 3시 그리스 은행들의 영업을 다음달 6일까지 중단하는 자본통제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그리스가 다음달 5일 채권단의 구제금융안을 두고 실시하는 국민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금융시장 붕괴를 저지한다는 목적에서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로 시장에 부정적 기류가 형성됐지만 유럽 당국,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의 채무조정에 합의하는 시나리오를 비롯한 긍정적 해법이 아직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리스의 디폴트와 이에 따른 그렉시트가 꼽혔다.

일각에서는 아직 그리스의 리스크가 주가에 크게 반영되지 않은 다른 시장들이 연쇄적 충격을 받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웰스파고의 아담스 전략가는 "그리스 사태의 해법이 도출되어야만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시점을 전망하기 위해 에너지를 다시 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로 시장이 타격을 받은 것은 저가 매수를 위한 무대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토비아스 레브코비치 씨티그룹 미국 증권 전략가는 이날 발표한 투자노트를 통해 투자가들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그리스 사태가 시장에 미칠 여파는 완만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용, 자본지출, 주택판매, 내구재 주문, 소기업 경기낙관 지표를 검토할 때 미국 경제는 보다 긍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매수의 적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잭 에블린 BMO프라이빗뱅크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우리는 하강압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는 지 모른다"며 "디폴트의 냄새를 맡은 그리스인들이 국민투표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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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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