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가상자산거래사이트 '고사' 위기

[MT리포트]가상자산거래사이트 '고사' 위기

이학렬 기자
2018.12.25 18:27

['가상통화' 열풍 1년]<4>가상자산 가격 하락에 거래 줄며 이익 급감…중소형 사이트는 폐업하기도

[편집자주]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코인, 즉 가상자산(암호화폐)은 블록체인에 없어서는 안될 요소라는 믿음이 깨지고 있어서다. 블록체인 자체에 대한 회의론마저 제기된다. 1년 전 ‘이카로스’처럼 힘차게 날아오르다 초라하게 추락해버린 가상자산의 몸값을 통해 코인 이코노미의 실상을 짚어본다.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 하락으로 거래사이트가 고사 위기에 빠졌다. '가격하락→거래대금 감소→수수료 감소'라는 공식에 따라 이익이 줄고 있어서다.

25일 코스닥 상장사 비덴트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상반기 순이익은 39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비티씨코리아닷컴은 417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순이익 감소를 겪고 있다. 두나무의 올해 순이익 규모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분 22.3%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에 반영된 지분법손익으로 추정할 수 있다.

두나무는 지난해 109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카카오에 반영된 지분법손익은 246억원이다. 올해 3분기까지 카카오에 반영된 지분법손익은 354억원으로 이를 역산하면 두나무는 올해 3분기까지 1572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늘었지만 업비트가 지난해 10월24일 오픈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월 평균 순이익은 지난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빗썸과 업비트는 국내 1~2위 거래사이트로 사정이 그나마 낫다. 업계 3~4위인 코인원과 코빗은 올해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가 더 작은 거래사이트는 폐업해야 할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중소 거래사이트 지닉스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지닉스는 국내 첫 가상자산 펀드 'ZXG 크립토펀드 1호'를 출시했지만 금융당국의 주의를 받은 후 투자를 받지 못해 결국 폐업했다.

거래사이트의 어려움은 가상자산 붐이 꺼졌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지난해말 대비 반토막에서 5분의 1토막까지 폭락하면서 거래가 급감했다. 지난해말 한때 업비트의 하루 거래대금은 7조원이었으나 지금은 6000억원 남짓에 불과하다. 거래수수료를 0.1%라고 하면 과거엔 하루에 70억원을 벌었다면 지금은 10분 1수준인 6억원밖에 못 번다.

한 거래사이트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거래가 급증하며 인력을 대거 채용했는데 거래가 줄면서 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며 "그나마 지난해 돈을 벌어 놓은 거래사이트들은 그걸로 연명하고 있지만 여유가 없는 중소형 거래사이트는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거래가 줄면서 거래사이트들은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빗썸은 지난 10월 홍콩에 이더리움 기반의 탈중앙화된 거래사이트 '빗썸 덱스'(DEX)를 오픈했고 내년에는 미국 핀테크기업 시리즈원과 손잡고 증권형 가상자산 거래사이트를 설립할 계획이다.

업비트는 지난 10월말 싱가포르에 거래사이트를 연데 이어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환경이 개선되기만을 기다릴 수 없어 해외 거래사이트 진출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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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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