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조양호 회장 대한항공 이사연임 제동거나

국민연금, 조양호 회장 대한항공 이사연임 제동거나

송정훈 기자
2019.02.07 17:35

국민연금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 만료되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이사 연임과 관련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책임위) 위원 다수가 반대 의결권 행사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의 민간위원이 프록시파이트(위임장 대결) 의사를 밝혀 조 회장 일가와 표 대결 결과가 주목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탁자책임위 위원 9명 중 5명 이상이 올 주총에서 조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이사 선임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탁위는 지난 23일과 29일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의견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 보고한 바 있다. 다수의 수탁위 위원들은 “2015년부터 지난해 때처럼 대한항공 이사 선임 반대 주주권 행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변함이 없다”며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반대 주주권 행사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수탁책임위 주주권행사 분과위원은 각각 재계와 근로자, 지역가입자, 정부 추천 2명과 연구기관 추천 1명으로 구성된다.

수탁책임위는 빠르면 내달 대한항공 주총일 2주 전 회의를 열어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상법상 주총 안건이 기재되는 소집 통지서는 주총 기준 2주 전에 발송된다.

이런 가운데 이상훈 수탁자책임위 위원(변호사)은 위임장 대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주총에서 표 대결을 하겠다는 것으로 지분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행사할 수 있다.현행 대한항공 정관상 조 회장의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선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1 이상 반대표를 규합(주총 특별결의)하면 된다. 이 위원은 “한진 오너 일가 지분을 제외하고 국민연금 지분과 55%에 육박하는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개인 지분 중 일부를 위임 받아 반대 안건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했다.

실제 올 주총에 주주 70%(6638만주)가 참석할 경우 11.7%(1109만주)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조 회장 선임 안건 부결을 위해선 추가로 11.6%(1104만주) 이상 지분을 확보하면 된다. 반면, 33.4%(3165만주) 지분을 보유한 조 회장 오너 일가는 조 회장 선임(3분의2 이상 찬성)을 위해 추가로 13.3%(1262만주)의 지분이 필요하다. .

일각에선 조 회장이 대한항공 대표이사 연임에 실패해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경율 수탁책임위 위원(회계사)은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현행법상 조 회장이 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대해 견제할 수단은 없다”며 “조 회장이 선임되지 않으면 대주주 책임경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추가 대책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여전하다. 의결권 행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조 회장의 비리, 횡령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이 나오지 않은데다 유죄 판결이 나더라도 현행법상 이사 선임을 제한할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준선 수탁위 위원(성균관대 교수)은 “국내의 경우 금융회사를 제외하고 범죄 사실 유무에 따라 이사 선임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며 “범죄 전력 유무 하나로 이사 선임 여부를 결정하면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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