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쓸어모은 SOXL, 3개월도 안돼 반도막…희망은 있나[오미주]

서학개미 쓸어모은 SOXL, 3개월도 안돼 반도막…희망은 있나[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03.16 21:31

[오미주]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서학개미들이 지속적인 손실에도 뚝심으로 매수해온 반도체주 3배 레버리지 상품이 이제는 급반등으로 보답할지 주목된다.

뉴욕 증시가 4일만에 상승 마감한 15일(현지시간)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오르며 서학개미들이 모처럼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나스닥지수가 4일만에 2.92% 오른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36% 급등했다. ICE 반도체지수도 4.50% 상승했다.

ICE 반도체 지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처럼 미국 시가총액 상위 30개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됐지만 산정 방식이 조금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서학개미들이 올들어 3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상장지수펀드)는 이날 12.90% 올랐다.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이하 SOXL)는 ICE 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ETF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올들어 SOXL을 5억9760만달러 순매수했다.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프라프로 QQQ ETF(12억3165만달러)와 테슬라(11억1989만달러)에 이어 3번쨰로 많은 규모다.

서학개미들은 SOXL을 지난 1월에 3억8421만달러, 2월에 1억2156만달러, 3월 들어 지난 11일(결제 기준 16일)까지 8767만달러 순매수했다.

올초부터 기술주 중심의 조정이 시작되자 반도체주의 반등을 기대하며 줄기차게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돈을 쏟아 부은 것이다.

하지만 ICE 반도체 지수는 올들어 19.02% 급락했다. 이에 따라 SOXL의 올들어 하락률은 53.91%에 달한다. 올들어 쭉 미끄러지면서 SOXL은 바로 전날인 14일에 27.91로 마감하며 52주 최저치를 기록했다.

SOXL이 레버리지 ETF라 가격 변동폭이 워낙 커 위험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서학개미들이 올들어 반도체주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을 탓할 수만은 없다.

자율주행차와 AI(인공지능),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 신기술의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는 전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2년간의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 활동이 늘며 반도체 수요는 급증했고 이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 이 결과 지난해 말까지 1년간 SOXL은 2배 이상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문제는 올들어 인플레이션 압박과 금리 인상으로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진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금융시장 환경이 불안해지면서 기술주, 특히 반도체주가 심하게 조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나스닥지수와 대형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100 지수는 올들어 17%대의 하락률을 보인 반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9.42% 떨어졌다.

그렇다면 반도체주는 서학개미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급격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여전히 반도체 수요가 강하다는 점을 들어 반도체 낙관론을 펼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비관적인 견해도 고개를 들고 있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일단 현재 반도체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지만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장하는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네온 공급망 붕괴, 실현 가능성은?

게다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반도체 원료인 네온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됐다.

웰스 파고는 지난 3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에 사용되는 네온의 90%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다"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나 인텔은 네온 공급이 받는 타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하지만 작은 혼란조차도 반도체산업의 취약한 회복에는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2일 로이터에 따르면 반도체에 사용되는 네온의 45~54%를 공급하는 우크라이나 2개 회사가 러시아의 침공으로 결국 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

이에 대해 CFRA의 애널리스트인 앙겔로 지노는 반도체회사에 네온 재고가 어느 정도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전쟁이 길어져 "4월에 네온 재고가 소진되고 반도체회사들이 세계 다른 지역에서 네온을 공급받을 수 없다면 공급망 제약이 광범위하게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인 아티프 말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반도체 원자재 공급망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글로벌파운드리즈를 조사한 결과 네온 재고가 충분한데다 우크라이나를 대신할 네온 공급처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주식 리서치 회사인 아레테 리서치의 창업자 겸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크레이머는 지난주 CNBC에 출연해 반도체 공급이 여전히 원활하지 못하지만 수요는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주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반도체산업에 남아도는 생산 여력이 전혀 없다"며 "반도체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밀린 수요를 충족시키기도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또 반도체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AI, 자율주행차, 메타버스 등 신기술의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어 반도체회사들이 반도체 가격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 가능성에 TSMC 리스크까지

반면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데인리는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주 기관투자가들과 만난 결과 "비관론이 해일처럼 쌓이고 있었다"고 전헸디.

그는 "내가 만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상승과 중국 경기 둔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등으로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고 믿으며 반도체주에 비관적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몇몇 투자자들은 중국이 대만을 점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TSMC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주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데인리가 조사한 TSMC 의존도는 AMD가 55%, 엔비디아가 50%였다. 또 브로드컴은 75%, 마벨 테크놀로지는 60%,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40%에 이르렀다.

투자자들은 또 차량용 반도체회사인 NXP 세미컨덕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온 세미컨덕터,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아날로그 디바이스에 부정적이었다. 차량용 반도체 회사의 매출액과 자동차 생산량 사이에 불일치가 심하다는 이유다.

반도체 공급난이 워낙 심하다 보니 자동차회사들이 여러 반도체회사에 이중, 삼중으로 주문을 낸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데인리도 차량용 반도체의 호실적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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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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