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어닝시즌 폭락주 될 것"…저가 매수 괜찮을까[서학픽]

"엔비디아, 어닝시즌 폭락주 될 것"…저가 매수 괜찮을까[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2.04.25 20:20

[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미국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끝 모를 추락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순매수를 계속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2일(현지시간) 3.31% 급락하며 195.15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8월19일 197.98달러로 마감한 이후 9개월 남짓만에 200달러가 깨진 것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1주일간 8.2% 하락했다. 지난 3월30일에 기록했던 단기 고점인 276.9달러에 비해서는 3주 남짓한 기간 동안 29.6% 급락했다. 올들어 하락률 33.6%의 대부분이 지난 3월30일 이후 이뤄진 셈이다.

엔비디아가 하락하는 동안 서학개미들은 꾸준히 주식을 사모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30일부터 가장 최근 순매수 규모가 공개된 지난 19일까지(결제일 기준 4/1~22)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를 2억9802만달러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두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OXL,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상장지수펀드)였다. 이 기간에 서학개미는 SOXL을 5억7245만달러어치 사들였다.

지난 13~19일까지 일주일간은 엔비디아가 서학개미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이다.

엔비디아 200달러 밑으로 떨어뜨린 결정타

엔비디아는 지난주 첫 이틀간인 18, 19일에는 상승세를 보이며 바닥권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20일 도이치뱅크가 엔비디아에 '보유'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285달러에서 255달러로 하향 조정하자 주가가 3.2% 하락했다.

도이치뱅크의 애널리스트인 로스 세이모어는 반도주의 사업 사이클이 '지옥' 단계에 접어들어 실적 전망이 아무리 좋아도 투자자들은 향후 경기 둔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매수를 꺼릴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낮춘 이유를 설명했다.

21일에는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가 '엔비디아는 차기 빅테크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증거가 쌓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해 엔비디아 주가가 6%가량 미끄러졌다. 22일엔 급격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성장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겹치며 증시 전반이 하락한 가운데 또 3.3% 떨어졌다.

배런스는 지난 21일 기사에서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그래픽 칩에 대한 수요가 줄며 소매업체에서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점, 엔비디아는 그래픽 칩 수요가 많을 때를 이용해 고가정책을 고수해 왔기 때문에 수요 둔화 속에서 타격을 더 심하게 받을 것이라는 점, 가상화폐 이더리움이 올 상반기 중에 업데이트를 하면 채굴할 때 그래픽 칩이 필요 없어져 수요가 더욱 줄 것이란 점을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정기적으로 성능이 개선된 그래픽 칩을 내놓으며 가격을 올려왔다. 2020년 9월에 RTX 3080을 699달러에 출시했는데 지난해 6월에 성능이 개선된 RTX 3080을 선보이며 가격을 1200달러로 올렸다.

산업 애널리스트인 존 페들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그래픽 칩 가격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역사적 평균인 500~700달러선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기대치 상회 기록 깨질까

문제는 그래픽 칩의 수요 둔화와 가격 인하는 엔비디아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2020년에 암페어 아키텍처 기반의 칩 사이클을 시작하면서 지속적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왔다.

배런스는 이 같은 실적 전망치 상회 기록이 끝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엔비디아의 주가에 심각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PER(주가수익비율)이 향후 12개월 실적 전망치 기준 38배로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지난 22일 주가 기준 PER은 34.5배 내려왔다.)

PER 34배는 경쟁 반도체주인 AMD(21.2배)나 인텔(13.4배)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2월초부터 1분기가 시작하기 때문에 1분기 실적은 오는 5월말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4일 앨러배마주 퇴직연금이 엔비디아 주식 14만주를 팔아 110만주로 줄인 사실이 공개됐다. 앨러배마주 퇴직연금은 대신 인텔을 39만3000주 가량 사들여 170만주로 늘렸다.

하지만 최근 엔비디아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이어졌다. 파이퍼 샌들러의 애널리스트인 하쉬 쿠마르는 엔비디아가 반도체 수급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상당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으로 가대된다며 '매수' 의견괴 목표주가 350달러를 유지했다.

지난 13일에는 뉴 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인 피에르 퍼라그가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도 250달러에서 28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더리움 채굴에 그래픽 칩이 필요 없어진다는 악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반면 "게이밍과 전문 시각화, 데이터센터의 장기 추세는 여전히 강력하다"는 이유였다.

"엔비디아, 프리미엄 평가 이유있다" 낙관론도

엔비디아 낙관론자들은 밸류에이션도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AI(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의 기술 선도력을 감안할 때 향후 매출 성장률이 AMD나 인텔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투자 전문 매체인 모틀리 풀은 최근 엔비디아의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클라우드 게임에 주목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지난해 클라우드 게임인 지포스 나우 이용자가 1500만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세계 클라우드 게임 이용자의 60%에 해당한다. 모틀리 풀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지난해 16억달러 규모에서 2027년에는 140억달러로 연평균 6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엔비디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 칩 수요에 대해서도 둔화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며 업그레이드 수요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배런스가 인터뷰한 애널리스트인 페들은 RTX 3080이 1200달러로 너무 비싸 경기 둔화시 수요가 소멸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엔비디아는 지난달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엔비디아의 그래픽 칩 사용자 중 2018년에 처음 출시된 RTX 시리즈 사용 비중은 29%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그 이전에 출시된 GTX를 사용하고 있어 RTX로의 업그레이드 잠재 수요는 충분한 셈이다.

엔비디아 /AFPBBNews=뉴스1
엔비디아 /AFPBBNews=뉴스1
장기적인 성장세 둔화 변곡점 아니라면 매수 유효

지난 12개월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엔비디아의 PER은 현재 55.8배다. 이는 PER이 60배였던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엔비디아의 5년 평균 PER 58.5배도 밑도는 수준이다.

코로나 팬데믹 때인 2020년과 2021년에는 85~90 사이를 오갔다.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게임 호황이 막을 내리면서 밸류에이션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물론 나스닥100지수의 평균 PER 31.8배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2년 전 인텔을 앞질러 미국에서 가장 비싼 반도체주가 됐다. 당시 인텔이 반도체 제왕 자리를 빼앗길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언제까지 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저가 매수할 것인지 판단은 엔비디아가 앞으로도 프리미엄을 받는 고성장 반도체주로서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렸다.

최근의 주가 하락이 2년 전 인텔처럼 경쟁우위를 잃고 경기 순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평범한 반도체주로의 변곡점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라면 언젠가는 주가가 급반등세를 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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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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