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에 치인 '이 업종', 러-우 전쟁으로 재평가…"투자 유효"

ESG에 치인 '이 업종', 러-우 전쟁으로 재평가…"투자 유효"

김지성 기자
2022.05.06 16:46
(보로댠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보로댠카에서 러시아 군의 폭격을 받아 파손된 건물 사이로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 AFP=뉴스1
(보로댠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보로댠카에서 러시아 군의 폭격을 받아 파손된 건물 사이로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 AFP=뉴스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두 달여 이어지면서 산업 구조에도 변화가 인다. 일부 산업은 쇠퇴의 길에서 구사일생해 재평가 기회를 얻었다. 증권가는 이같은 산업 재편 흐름에서 수혜 볼 업종에 투자를 고려해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저탄소 리더에 투자하는 'KraneShares Global Carbon Transformation' ETF(티커명 KGHG)는 올해 들어 3.04% 하락했다. 이 ETF는 고탄소배출 산업군 내에서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에 나서는 기업을 담는다.

항공우주와 방위 산업에 투자하는 'iShares US Aerospace & Defense' ETF(ITA) 올해 들어 0.13% 상승했다. 'Global X Cybersecurity' ETF(BUG)는 11.23% 하락했다. 이 ETF는 글로벌 사이버보안 산업에 투자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분쟁이 글로벌 이슈로 재부각됐다. 글로벌 공급망 취약, 사이버 안보 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쟁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이 세계 각국의 산업 재편을 가속화하면서 그에 따른 투자 포인트도 새롭게 제시된다.

두 달여 이어진 러-우 사태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본 업종은 다름 아닌 에너지 산업이다.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전통 에너지와 원자재 섹터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다.

석유, 가스, 원자력 등 전통 에너지는 그동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흐름 속 친환경에너지가 각광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배제돼 왔다. 하지만 러-우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됐고 원자재 가격이 치솟자 화석연료 감축 재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장기적으로 탄소중립 실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에는 이견이 없지만 에너지 안보를 위해 일정 부분 화석연료 사용을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던 영국은 지난달 '에너지안보 전략'을 발표하며 청정 에너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석유와 가스, 원자력에 대한 활용도를 어떻게 높일 지에 대한 고민을 내놓기도 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언젠가 친환경 에너지가 에너지 시장을 지배하는 때가 오겠지만 전환 과도기에서 일부 원유·가스 업체들은 오히려 더 나은 포지셔닝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수급 안정화가 시급해지자 신재생 에너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ESG 열풍을 일으킨 블랙록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자국의 에너지 의존도를 재평가하고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기반시설, 신재생 에너지, 청정기술 등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방위 산업도 국제 분쟁의 대표적인 수혜주다. 러-우 전쟁으로 안보가 국제적 이슈로 부각되자 세계 각국은 국방비 증액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내년 국방 예산안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한 7730억 달러를 책정했다. 중국도 올해 국방 예산을 전년보다 7.1% 늘린 1조4500억 위안으로 정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국방이 증액 움직임이 줄잇고 있다.

방위 산업은 전통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최근 2년 동안 저평가돼 왔다. 무기와 화학물질을 생산한다는 이유로 ESG 투자에서 배제되면서다. 특히 연기금 등은 ESG 가치에 위배되는 산업과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을 해왔다.

김 연구원은 "점차 민간은행을 중심으로 방위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자체적 ESG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대되고 있다"며 "스웨던 최대 금융그룹인 SEB는 최근 ESG 규정을 개정해 자사 펀드 중 6개 방위 산업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사이버보안 시장은 이번 국제 분쟁을 계기로 발전 속도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미 가상자산, NFT(대체불가토큰) 시장 확대로 사이버보안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러-우 사태로 디지털 안보 리스크가 더욱 부각됐다.

실제 랜섬웨어 등 다양한 유형의 사이버 공격이 세계 각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2020년 말 솔라윈즈를 통한 공급망 공격으로 미국 정부 전산망이 피해를 입었고 지난해엔 미국 최대 송유관 업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킹되면서 휘발유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김 연구원은 "사이버보안 중요도는 높아지는 한편 기업의 준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혁신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과 대조적으로 리스크 인식과 대응 수준이 미비해 향후 관련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얼라이드마켓 리서치는 2020년 1974억 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사이버보안 시장이 20230년 약 478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도 2억4000만 달러의 자금을 사이버보안 투자에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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