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공매도 물량 비중 상위 1,2위 외국계 증권사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다. 공매도 1위 증권사인 모간스탠리에 대해선 이미 검사에 착수했고 2위 증권사인 메릴리치에 대한 검사도 다음달 추석전 마무리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 금융당국이 내놓은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방안의 후속 조치인데 국내 증권사에 대한 조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8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2일 외국계 증권사인 모간스탠리를 대상으로 검사에 착수했다. 공매도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모간스랜리에 이어 메릴린치에 대한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추석 이전까지 공매도 물량 상위 2개 증권사에 대한 검사를 마무리한단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공매도 관련 검사를 전방위로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불법 공매도 관련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강도 높게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 처벌 등 강력한 의지를 밟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금융당국은 지난달말 '불법 공매도 적발 처벌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검찰 출신인 이복현 금감원장의 의지가 강하다. 이 원장은 지난 16일 출입 기자 간사단 간담회에서 "공매도가 특정 증권사 보유 주식 내지는 특정 창구를 통해 주문이 몰리는 게 이상했다"며 "(공매도) 운영 과정의 불투명성 등 제도를 좀 더 개선하기 위해선 필요하다면 검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원장이 공매도 집중 증권사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외국계 증권사가 1번 타자가 된 셈이다. 금감원은 이와관련 외국계 증권사의 공매도 주문 프로세스(과정)의 적정성과 무차입 공매도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국계 증권사가 공매도 검사의 주요 타깃이 된 이유는 국내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공매도 거래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전체 공매도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8.59%다. 이중 모간스탠리(약 23%)와 메릴린치(약 22%)는 외국계 증권사 물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당국은 외국계 증권사의 공매도 주문 시 주식 차입 여부를 확인하고 대여증권의 상환요청, TRS(총수익스와프) 계약 등의 적정성을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와함께 외국계 증권사뿐 아니라 한국투자증권 등 최근 공매도 제한 규정을 위반해 과태료를 부과받은 국내 증권사에 대한 검사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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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와 전쟁에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공매도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춰왔던 금융당국 입장이 새 정부 출범 후 '불법 적발·처벌 강화'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를 방치해온 것은 아니다. 모니터링을 꾸준히 하며 불법 공매도 적발건수를 늘려왔다. 하지만 공매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국계 증권사는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공매도 시장 뿐 아니라 공매도 관련 검사와 처벌에서도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의미다. 개미들의 불법 공매도에 대한 근절 요구가 강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2018년 5월 말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이 무차입 공매도로 적발돼 75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게 외국계 증권사의불법 공매도 제재건중 가장 수위가 높았던 사례다. 역대 최대 수준의 과태료였지만 당시 주문금액(401억원)과 비교해 처벌 수위가 약하단 지적이 나왔다. 이후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에 적발 시스템도 허술해 재차 불법 행위를 저질렀단 비판이 이어졌다.
이번엔 다르다. 금감원은 공매도 물량 비중이 높은 국내외 증권사를 차례로 촘촘히 들여다보고 불법 공매도가 발견되면 강하게 처벌할 계획이다. 그간 이어졌던 공매도 제도와 처벌 방안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불식시키겠단 의지다.
국내 증권사도 예외는 아니다. 금감원은 올 초 공매도 제한 규정 위반으로 과태료 10억원을 부과받은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938개 종목, 1억4089만주에 대한 차입공매도 과정에서 공매도 호가 표시하지 않아 금융당국으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금감원은 현재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사전 검사에 착수했고 이후 본격적인 현장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정기 검사의 형태지만 공매도 관련 위반 사항이 있는지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단 계획이다. 이외 공매도 제한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 처분이 내려진 메리츠증권(1억9500만원), 신한금융투자(7200만원), KB증권(1200만원) 등도 향후 금감원의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외국계 증권사만 집중 검사할 경우 불거진 국제적 문제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증권사의 무차입 공매도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 원장은 "단순 무차입 공매도는 법 위반"이라며 "한국거래소에서 수십건을 이첩해줬는데 제재 양정으로 어디까지 갈지 등을 결정해 신속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수사 필요성이 있는 건은 패스트트랙을 활용할 계획이다. 패스트트랙은 한국거래소-금융감독원-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사건을 조사, 심의하는 게 아니라 의심 사안에 대해 곧바로 검찰로 이첩해 신속하게 수사하는 제도다. 단순 경고, 과태료 부과 등의 차원을 넘어 검찰 수사를 통한 형사처벌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증권사 검사와 동시에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한 전담 조직도 키워나가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5일 부서장 인사와 함께 공매도조사팀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공매도조사팀은 자본시장조사국 내 구성될 예정이다. 현재 자본시장조사국 내 파생상품 조사팀 안에 공매도 조사반을 꾸려놨는데 이를 팀으로 격상시키는 것이다. 전담팀이 꾸려진 만큼 공매도 관련 조사와 단속·기획감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