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4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2698.97)보다 38.95포인트(1.44%) 오른 2737.92,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40.29)보다 8.84포인트(1.19%) 상승한 749.13에 거래를 시작했다. /사진=김선웅](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06/2025060411315315751_1.jpg)
과거제는 중국 한나라 때 시행된 찰거(察擧)제도를 기원으로 한다. 이후 수나라와 당나라를 거쳐 송나라 때 정착됐고 명나라, 청나라까지 이어졌다. 왕조는 교체돼도 과거제는 지속됐다. 그만큼 귀족세력을 견제하고 유능한 인재를 선발하는 데 효과적인 제도였다.
과거제의 사례처럼 좋은 정책은 시대가 바뀌어도 계승되고 발전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으로 국가 운영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지만 지난 정부가 중점 추진한 정책 중 없애기에는 아까운 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하 밸류업)'이다.
밸류업은 자본시장 체질을 개선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자산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밸류업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2022년 시행한 '자본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 실천 방안'을 참고해 지난해 2월 도입 방침이 처음 발표됐으며 같은 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1년이 지난 올해 5월 말까지 1년여간 153개 상장사가 기업가치를 높이는 계획을 공시해 동참 의사를 밝혔다.
밸류업은 제도 도입 초기 외국인 큰손들이 활발하게 한국시장에 투자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당시 중국 시장 침체로 갈 곳을 잃은 해외 자본이 우리 시장에 관심을 갖게 한 계기가 됐다. 특히 금융·통신 등 저(低) 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으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고, 이를 동력으로 코스피는 한때 2900선에 근접했다. 한국거래소가 국내외 기관투자자 9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0%가 밸류업이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목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답할 만큼 임팩트가 있었다.
그러나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시장에서는 벌써 밸류업 동력은 약해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발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외부 변수도 있었지만, 밸류업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다름 아닌 국내 정치상황이었다.
비상계엄과 뒤이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정책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존 정책이 폐기되는 전례가 반복된 탓에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밸류업 역시 일시적 이벤트로 간주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밸류업은 우리 경제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장기 전략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특정 정권에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고, 대한민국 전체가 꾸준히 추구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이하 부스트업)'를 발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스트업은 민주당식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이다. 디테일의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의 필요성을 민주당도 무겁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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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의 정치적 혼란을 딛고 새로운 정부가 이제 막 들어섰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자본시장 정상화를 위한 노력까지 변해선 안 된다. 정책의 일관성은 시장 신뢰로 이어진다. 밸류업은 단순한 테마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공통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