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상호관세가 마무리됐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반덤핑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게 아닙니다. 반덤핑·상계관세는 그야말로 우리나라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박영기 삼정KPMG 글로벌통상전략 자문팀 상무는 지난 14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반덤핑·상계관세 리스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미국 상호관세 협상은 매듭을 지었지만 반덤핑·상계관세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면서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반덤핑 관세는 외국 물품이 정상가격(수출국 국내 시장가격) 이하로 판매돼 국내 산업이 실질적으로 피해를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을 때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상계관세는 정부 지원 등 보조금이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제공된 경우 반보조금 조치로 부과하는 관세다.
특히, 지난해 반덤핑 조사 개시 건수는 386건으로 전년 191건에서 2배 늘었다.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박 상무는 "미국뿐만 아니라 인도·EU(유럽연합) 등에서도 반덤핑·상계관세 제소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로 자유무역주의는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특히 미국은 트럼프 1기 때처럼 보편관세가 종료되면 반덤핑 제소가 물밀듯 밀려올 수 있다"고 했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기업의 경우 반덤핑·상계관세 굴레에 갇혀 있는 셈이다. 반덤핑·상계관세는 해외 조사당국(미국 상무부 등)이 해당 국가 기업으로부터 제소장을 접수받으면 조사를 거쳐 관세율을 결정하는 구조다.
해외 조사당국의 조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관세율 부과 규모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박 상무는 "적절히 대응하면 관세율 0% 결정을 받을 수도 있지만 대응을 아예 하지 않으면 50%를 부과하기도 한다"며 "관세율 50%를 적용받은 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잃어 사실상 수출길이 막히게 되기 때문에 제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전기차 부품 업체 A사는 미국의 알루미늄 압출재 반덤핑 조사 결과 관세 0%를 부과받았다. 다른 나라의 경우 최고 300%가 넘는 관세가 결정된 것과 대조된다. 아울러 B사의 경트럭 및 승용차용 타이어는 미국으로부터 27%의 높은 관세를 적용받았지만 최근 5%로 낮아졌다. 이들 사례 모두 삼정KPMG 글로벌통상전략 자문팀이 담당했다. 삼정KPMG는 40년간 반덤핑·상계관세 등 수입규제 전담팀을 이끌며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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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상무는 "우리는 스스로를 '한국 수출 지킴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반덤핑 관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중소기업의 경우 여력이 없어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에 대해 지원 중이나 규모가 크지 않다"며 "국가 차원의 수입규제 대응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