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 소각을 골자로 한 3차 상법개정안 추진을 본격화한 가운데 KCC(525,000원 ▼8,000 -1.5%)가 자사주를 기초로 EB(교환사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히자 주주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KCC는 지난 26일 전 거래일 대비 6000원(1.65%) 하락한 3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CC 주가는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KCC는 실리콘 사업 부진으로 주가가 수년째 횡보세를 이어오다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뒤 주가가 41%가량 급등했다. 지난 15일에는 장중 44만1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전 최고점이던 47만7000원을 목전에 두고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상황에서 KCC는 지난 24일 개장 전 공시를 통해 총 발행주식의 9.9%에 달하는 자사주 88만2300주로 올해 4분기 중으로 EB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자사주 35만주(3.9%)와 30만주(3.4%)에 대해서는 각각 소각과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 정책에 따라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소각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던 투자자들은 KCC가 보유중인 자사주 대부분을 소각 대신 EB 발행에 활용한다는 소식에 불만을 표출했다. 공시를 발표한 당일 KCC 주가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17%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EB는 상대적으로 BW(신주인수권부사채), CB(전환사채)보다 청구권 행사 기간이 짧게 설정되는 경우가 많아 유통주식이 시장에 대거 출회할 수 있어 EB발행은 악재로 인식된다.

증권가에서도 KCC 행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저평가)를 벗어나기 위한 정부와 자본시장 움직임에 반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3조3000억원에 달하는 삼성물산 주식과 같은 저수익 자산을 활용하지 않고 굳이 4300억원 규모 자사주 EB를 발행한 점은 투자자 측면에서 이례적인 의사결정"이라며 "3차 상법 개정안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돼 소각을 피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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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연구원은 "KCC에 대한 기관투자자들 주된 요청 사항은 2012년 매입한 삼성물산 주식의 유동화하는 것"이라며 "시가총액 대비 과도한 금융자산과 높은 차입금 부담은 영업외손익을 좌우하고 순이익, EPS(주당순이익),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주요 투자 지표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이자율을 하회하는 보유 수익에도 활용도가 낮은 금융자산에 대해 할인율을 적용해 목표주가를 52만4000원에서 46만원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가치투자와 우호적 행동주의 전략을 결합한 하우스 라이프자산운용도 비판에 가세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 25일 삼성물산 주식 활용계획부터 밝히라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KCC 이사회와 경영진에 발송했다. 채권 발행 계획이 회사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자사주로 EB를 발행할게 아니라 삼성물산 주식을 이용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라이프자산운용 관계자는 "KCC가 지난 7월 HD한국조선해양 주식을 기초로 8828억원 규모 EB를 발행했을때 주가는 10영업일간 23.2% 상승했다"며 "KCC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지난 6월말 기준 10.01%로 KCC 시가총액을 넘어선다. 자기주식보다 비핵심·저수익 자산을 먼저 활용했어야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