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서른살 코스닥, 조금씩 잊혀 간다 - ②올들어 상폐기업 18개사, 재무구조·공시 부실 기업도 태반

2000년 '닷컴버블'은 1996년 나스닥을 벤치마킹해 출발한 코스닥의 반짝 활황이었다. 코스닥 지수는 당시 2834.4까지 뛰었지만 1년이 채 되지 않아 525.8까지 떨어졌다. 이후 코스닥 지수는 900선 언저리를 오가며 시작가(100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불량기업이 주가를 왜곡하고 성장사다리로 성공한 업체는 드물어 지수 정체가 길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된 기업은 총 53곳이다. 이중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면 이트론, 이화전기, 에스유앤피, 대유, 위니아, 제넨바이오 등 일반 기업이 18개사다. 올해 상폐기업은 전년(22개사) 연간 대비 4개사가 적지만 2023년 13개사에 비해선 많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을 '시가총액 150억원 미만 또는 매출액 30억원 미만인 경우 즉시 퇴출'로 개정함에 따라 상장 폐지 종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상장유지 기준을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2년 연속 감사의견 미달 시 시장에서 바로 퇴출하기로 했다. 퇴출 심사 단계도 3심제에서 2심제로 축소한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다산다사'(多産多死·적극적인 상장과 퇴출)의 시장 논리를 지향하고 있다. 혁신기업 상장과 좀비기업 퇴출이 유연할수록 시장은 선순환으로 투명해진다는 것.
코스닥에는 재무적으로 탄탄하지 않은 기업도 많다.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닥 상장사 1207곳 중 46.6%(563곳)가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적자)을 냈다. 적자 기업은 전년 동기 대비 95곳 증가했다. 이들 부채비율은 111.61%로 지난해 말에 비해 6.19%포인트 상승했다.
코스닥 상장사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공시마저 신뢰를 잃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불성실공시 건수는 113건. 올해 들어 7월까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코스닥 상장사는 49곳이다.
이재명 정부들어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기조가 강해지면서 주주가치에 집중한 기업을 코스닥에 담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배당과 자사주 소각이 많은 주식을 투자자들이 찾을 수 있도록 시장의 신뢰를 강화해야한다"며 "기업의 파산은 투자자들이 고민할 일이 아니고 애초에 내·외실이 탄탄한 기업이 상장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