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금리 격차가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바이 코리아로 방향을 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동시에 미국의 통화 완화가 예상되면서 원화 표시 자산이 재평가된 것이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등 해외 주식에 대한 베팅에 집중하고 있어 환율 리스크는 여전하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된 지난달 27일을 전후로 10년 국채 선물을 집중 매수했다.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순매수 규모는2조370억원에 이른다. 25일 하루에만 8570억원을 매수했으며,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59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은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하고 금리 결정문에서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간다는 의미의 표현을 삭제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인하 사이클의 조기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조치로 해석했다.
통상 중앙은행이 매파로 전환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되면 장기 금리가 튀어 오르고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그럼에도 외국인이 10년 국채 선물을 대거 사들인 것은 현재 금리 수준이 이미 과도하게 높아졌다고 본 데 따른 역발상 베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금통위 전후 국채 10년물 금리는 3.25% 안팎에서 움직이다가 금통위 당일 3.35%까지 뛰었고 12월 1일에는 3.387%로 다시 상승했다.
외국인의 원화 표시 자산 매수 배경으론 미국 통화정책 전망도 거론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최근 양적긴축 종료를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이달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한미 금리 격차가 축소되면 원화가 받던 약세 압력은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준금리는 동결되는 반면 미국 금리가 내려가는 국면에서는 원화 자산에 대한 이자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개선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리 수준은 오버슈팅(과도한 급등) 구간"이라며 "금통위 직후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는 이를 인정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3926.59)보다 6.22포인트(0.16%) 내린 3920.37,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12.67)보다 9.71포인트(1.06%) 상승한 922.38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70.6원)보다 0.7원 내린 1469.9원에 주간 거래를 마친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25.12.01.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2/2025120116283155117_2.jpg)

대외 신용지표는 한국 경제가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는 시그널과는 거리가 있다.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한국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23.06bp로 미국 30.13bp, 프랑스 31.49bp, 일본 20.86bp 등과 비슷하거나 낮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2.28% 하락했다. 현재 환율 상승이 외화유동성 위기나 신용경색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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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서학개미 해외 투자가 금리와 환율을 더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수록 뉴욕 증시 랠리가 이어질 수 있는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내리고 양적 완화를 재개한다면 원화 강세와 국내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인하 속도가 늦어지고 국내 경기 둔화가 부각되면 위험자산 선호도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본 흐름의 방향을 두고 "이론적으로는 한미 금리차가 줄어들면 자본 유출 속도는 둔화할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보다 기관 투자자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이며 글로벌 연기금이나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이 국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서학개미 자금 유출은 별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에서 자동으로 S&P500이나 나스닥으로 편입해 놓은 계좌도 많고 FOMO(Fear Of Missing Out·기회 상실 우려)'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 투자에 세제 편익 등과 관련한 제도개선이 이어지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이탈이)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라고 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서학개미'에 대해 "미국 주식시장이 흔들리지 않는 이상 추세적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며 "한국 시장이 수익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주지 않는 이상 이 흐름을 꺾을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