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걸 다 태워?" SK 결단에 '깜짝'…주총 앞 자사주 소각 2배 '껑충'

"저걸 다 태워?" SK 결단에 '깜짝'…주총 앞 자사주 소각 2배 '껑충'

김창현 기자
2026.03.16 15:33
자사주 소각 밝힌 기업 숫자/그래픽=이지혜
자사주 소각 밝힌 기업 숫자/그래픽=이지혜

자사주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시행 후 첫 정기주주총회(이하 주총)를 앞두고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고 밝힌 상장사가 지난해 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증권가는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기업 중 아직 소각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기업들이 관련 공시에 나설 경우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6일 DART(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자사주 소각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150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7개사)의 두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 결정을 공시한 기업이 늘어난 배경으로 자사주 의무 소각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6일부터 시행된 점을 꼽는다. 2024년 시행된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 자율성에 방점을 뒀다면 이번 개정안은 주주환원을 일정 부분 제도화해 기업들의 움직임을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올해 자사주 소각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SK(330,500원 ▼500 -0.15%)를 비롯해 POSCO홀딩스(333,500원 ▼3,500 -1.04%), 미래에셋생명(17,160원 ▲3,960 +30%), SK증권(1,727원 ▼54 -3.03%), 키움증권(430,000원 ▲1,000 +0.23%), 미래에셋증권(70,900원 ▲1,700 +2.46%) 등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지주사와 금융주들이 포함됐다. 여기에 금호석유화학(115,100원 ▼1,200 -1.03%), 빙그레(77,800원 ▲600 +0.78%), 시프트업(30,000원 ▼950 -3.07%), 아모레퍼시픽(128,300원 ▼2,700 -2.06%)도 자사주 소각 행렬에 나서며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자사주 소각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SK의 자사주 소각 결정을 전향적인 행보로 평가하고 있다. 과거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이 SK를 상대로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시도했을 당시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 핵심 수단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직원 보상 목적분을 제외한 자사주 1469만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결정한 점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SK가 소각하기로 결정한 자사주는 시가 총액의 약 20%에 해당한다"며 "AI(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성장 사업에서 초대형 M&A를 할 수 있는 규모 자금이고 부채상환에 투입할 수도 있는 금액인데 가장 직접적인 주주환원 방식을 택했다. 이외에도 SK스퀘어(562,000원 ▲28,000 +5.24%)와 SK팜테코 등 자회사 가치 증가를 감안해 목표주가를 45만원에서 63만원으로 높였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주총 기간 추가적인 자사주 소각 결정 공시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란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재조정되며 3차 상법 개정안 모멘텀이 상당 부분 희석된 만큼 향후 관련 공시가 나오면 개별 종목과 증시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DB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 중 12월 결산법인이면서 보통주 기준 자사주 비중이 10% 이상인 기업 중 올해 들어 자사주 소각 결정을 공시하지 않은 곳은 대웅(23,200원 ▼600 -2.52%)(29.67%), 한샘(42,150원 ▼800 -1.86%)(29.46%), 태광산업(1,089,000원 ▼23,000 -2.07%)(24.41%), KCC(511,000원 ▼2,000 -0.39%)(17.24%), 오뚜기(366,000원 ▲500 +0.14%)(14.18%), 영원무역홀딩스(219,000원 ▼4,000 -1.79%)(14.03%), 제일기획(20,400원 ▼300 -1.45%)(11.96%), DN오토모티브(35,850원 ▲8,250 +29.89%)(11.53%) 등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소각 공시가 올해 들어 순매도 양상을 보이는 외국인투자자 재유입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외국인투자자들은 변화하는 한국 증시에 매력을 느끼고 있지만 동시에 주주환원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주총에서 전향적 발표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투자자 자금이 시장 내 재유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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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김창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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